정부 도시가스 편중에 도민 불만…도시가스 보급‘0’·석유류 비용 부담 커
가스·기름 대신 연탄 보일러 교체·‘상대적 저렴’전열제품 의존 등 늘어나

경기 침체로 다른 해보다 겨울 난방연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정부 지원 정책이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등 불만을 사고 있다.

제주는 지역적 특성으로 도시가스 보급이 전무하고, 석유류 등의 가격 역시 타 지역에 비해 높다.

하지만 정부는 서민 물가안정 차원에서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경영지원을 늘리고 도시가스 시설 설치를 위한 자금지원(융자)도 매년 확대해 나가기로 하는 등 제주와는 동떨어진 정책만 제시,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9월 기준으로 일반 주택의 난방용 도시가스 소비자요금은 1㎥에 710원인데 반해 실내등유는 1ℓ 당 1349원, LPG는 1㎏당 1847원이다. 이를 1만㎉ 유효발열량값으로 환산할 경우 도시가스는 804원에 불과한 반면 실내등유는 1916원, LPG는 1803원으로 같은 양의 발열효과를 보기 위해선 갑절 이상의 비용이 든다.

실제 지난해 11월 1만9000원 하던 20ℓ들이 LPG 한 통 가격이 지금은 3만9000원으로 50% 이상 올랐다. 캐비넛히터용 LPG가격 역시 올초 1만6000원이던 것이 2만8000원까지 훌쩍 뛰었다.

10월까지 1드럼(200ℓ) 당 많게는 28만원까지 올랐던 보일러등유 가격은 그나마 안정세를 타며 지난해 12월에 비해 1만원 정도 오른 19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된 난방연료비 부담에 단돈 100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농협 직영 주유소 등 상대적으로 공급 가격이 낮은 주유소는 일주일 이상 배달 예약이 밀리는 등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가스 보일러를 연탄 보일러로 바꾸는 가정도 있는가 하면 ‘전기를 이용하는 게 비용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 절전형 전열기구를 찾는 발길도 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대상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혼자사는 빈곤 노인 김여심 할머니(91·오라동)는 지난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 역시 전기 장판으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캐비넛 히터는 생각도 못해봤고, 주변 도움으로 설치한 보일러 역시 기름값 부담에 함부로 켜기 힘들다.

주부 이효숙씨(42·제주시 삼도1동)는 “서민 난방연료비 부담을 줄여준다면 실내등유나 LPG 가격이어야지 도시가스에 치우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도시가스를 쓸래야 쓸 수 없는데 제주도민이 낸 세금이 가스공사 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