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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사회/복지 2009 희망을 쏜다
"'희망'때문에 올해가 기대됩니다"다이빙 유지영 선수
고 미 기자
입력 2009-01-08 (목) 17:41:48 | 승인 2009-01-08 (목) 17:41:48

   
 
   
 
한부모가정·수영복 하나 직접 사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대주 성장
올해 고3 진로 선택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 시작…주변 관심 늘 고마워

희망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좋은 것에 대한 약속이다. 설레며 기다릴 수 있는 대상과 그렇게 기다릴 수 있는 끈기를 준다.
수영은커녕 물이 무서웠던 10살 소녀에게도 그랬다.
언젠가 부터 아빠의 자리는 텅 비어있었고, 가장이 된 엄마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우연한 기회에 다이빙을 시작한 소녀에게 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힘들었던 건 평범하지 못한 가정환경이었다.
그런 소녀를 이끈 것은 작은 성적에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해 주던 엄마와 외할머니였다. 그들의 눈에서 '희망'을 보고 난 뒤부터 '훈련이 힘들다'거나 '운동을 그만두겠다'는 말 같은 건 아예 꺼내지 않았다.
6일 오후 제주종합경기장 실내수영장에서 훈련이 한창인 유지영 선수(19)를 만났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앞으로'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기인 만큼 의지가 대단하다.
지난해 체전을 마치고 늘어난 몸무게 때문에 "살을 빼야 한다"는 코치의 타박에 배시시 웃음을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어렵게 입을 연 지영이의 표정은 어느새 어른이 된다.
운동을 시작한지 8년,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지영이지만 지금껏 단 한번도 자신의 수영복을 산 적이 없다.
지난 체전에서도 연습 도중 수영복이 찢어지는 바람에 결국 함께 출전한 선배의 수영복을 입고 금메달을 땄다.
다른 종목에 비해 개인 부담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어려운 형편에 운동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다. 지영이는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상처가 됐지만 지금은 '약'이 됐다"며 "언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다 잊어버렸다"고 이내 말을 삼켰다.
지영이에게는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남동생과 초등학교 4학년인 여동생이 있다. 이혼 후 빚까지 떠 안은 채 가장이 된 엄마의 가사도우미 수입만으로는 다섯 식구가 생활하기에도 빠듯하다.
그래도 언제부턴가 지영의 사정을 알고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오라3동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있어 늘 고맙다.
지난해 갑작스런 허리통증과 슬럼프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지영이지만 올해에 거는 희망만은 다부지다.
대학 진학과 실업팀 진출이라는 카드 중 실업팀 쪽에 좀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더 배우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엄마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데 끌린다"며 "그러려면 무엇보다 올해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지영이는 엄마와 외할머니 생각에 끝내 눈물을 비쳤다. 지영이는 "'고맙다'는 말밖에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는다"며 "엄마의 희망이 내 희망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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