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교 6-무궁화반 김경애
지난 여름 방학이 시잘될 무렵 나는 엄마에게서 희한한 버릇을 발견했다.그러니까 그건 엄마가 8월초 즈음 저녁을 준비하실 때였다.
“엄마,제가 뭐 도와드릴 게 없나요?”
“응,저기 쌀통에서 쌀 좀 꺼내주고 작은 바가지도 하나 가져오려무나” 나는 엄마가 가져오라시는 작은 바가지와 함께 쌀을 가져다 드렸다. 엄마는 내가 가져온 바가지로 쌀을 한 바가지 퍼낸뒤 큰 봉지 안에 넣으셨다.나는 물었다.“엄마,뭐 하시는 거예요?” 하지만 엄마는 나를 당연하다는 얼굴로 쳐다보셨다.다음날에도 계속 그일을 반복하셨다.아니 지금도 버릇이 되어 버리신 것 같다.
그후 8월중순 태풍의 피해로 홍수가 나서 수재민이 많이 생겨났다.엄마는 TV를 보시곤 혀를 차시며 그동안 퍼모아놓으신 봉지를 꺼내놓으셨다.다음날 엄마는 밖에 나가시면서 저녁늦게야 돌아오셨다.엄마께 어딜 다녀오셨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그날 아빠가 우릴 모두 부르셨다.가보았더니 아빠는 놀라움 반 기쁨 반으로 TV를 가르키셨다.TV에서는 고모가 나오셔서 수재민 돕기성금을 하는 모습이 나왔다.고모한테 전화해서 알게 되었는데 모든 공은 엄마에게 있었다.
다름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모으신 쌀을 팔아 서울의 큰 고모께 돈을 보내 성금으로 내달라고 하신 것이었다.
그동안 엄마의 그 이상한(?) 버릇을 마침내 알게 된 것이다.나는 그런 엄마가 매우 자랑스러웠다.그리고 나도 엄마처럼 절약을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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