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상감시시스템 분석 결과 대부분 사고 ‘주거지’ ‘일상생활’ 중 발생
40대 중년 가족갈등 이유 자살 선택 많아…배우자 폭행 손상사고 94% ‘여성’

‘익숙하고 편한 환경’에서 각종 손상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내 갈등’이 자살·해 등 극단적 행동과 폭력의 원인으로 꼽히는 등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요구됐다.

제주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지난해 도내 6개 종합병원 응급실에 구축한 제주손상감시시스템 내용을 분석한 결과 ‘타살·폭행’ ‘운수사고’ ‘익수·익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상사고가 집 등 주거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살·자해의 경우 전체 417건 중 절반이 넘는 280건이, 낙상 사고 역시 3건 중 1건(총 4650건 중 1761건)이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중독사고의 75%(158건 중 119건), 충돌·자상의 38.6%가 집밖이 아닌 집안에서 발생하는 등 ‘주거지’가 가장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타살·폭행 등 제3자에 의한 손상은 상업시설(48.9%)에서 가장 많았고, 5건 중 1건은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도로(9%)와 집단시설(5%)에서 시비 끝에 손상을 입은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손상 사고의 51.3%가 일상생활 중 발생했으며, 업무(18.9%)나 여가(11.3%) 중 사고에 노출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익숙한 공간에서의 사소한 부주의가 ‘손상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지난 2007년 손상 사망율에서 운수사고를 앞질렀는가 하면 최근 10년간 평균에서 손상원인별 사망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도내 ‘자살·자해’는 파악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족 또는 친구간 갈등 때문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년 이후 가족간 갈등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 된 경우는 소수에 그쳤다.

또 인간관계에 따른 갈등에 이어 정신적 건강 문제로 자살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고 3회 이상 시도한 사례도 확인됐다.

타살·폭행사고는 절반 이상이 말다툼·언쟁(59.8%) 끝에 발생했으며, 여성보다는 남성(66.7%)이, 40~64세(45.3%)가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됐다. 가해자로는 모르는 사람(40.0%)와 친구·이웃사람(40.5%)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배우자 폭행으로 손상사고를 당한 사람의 94.1%가 여성으로 가정폭력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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