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제주상담센터 부설 가족사랑쉼터

   
 
  ▲ 지난 28일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열린 가족사랑쉼터 개원 10주년 기념식에서 쉼터 퇴소자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난타팀이 공연을 벌이고 있다.  
 

1200여명 거쳐간 10년동안 갖은 우여곡절
피해 여성과 자녀들에게 든든한 ‘버팀목’

 지난 28일 제주시 제주영락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갈 곳 없는 제주지역 가정폭력 피해여성과 자녀들이 폭력의 공포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쉴 수 있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공간인 ㈔제주상담센터 부설 가족사랑쉼터가 개원 10주년 기념식과 함께 '행복한 가족만들기'라는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회 등 부대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99년 11월24일 개원한 가족사랑쉼터의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것을 비롯해 쉼터 퇴소자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난타팀인 '두Dream팀'의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보여줬고, 가정폭력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당했던 폭력의 실상과 쉼터를 거쳐 다시 자립해 꿋꿋이 살아온 과정을 담은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허순임 가족사랑쉼터장은 "벌써 쉼터가 개원 10년을 맞았다"며 "그동안 1200여명의 가족폭력 피해 여성과 자녀들의 쉼터를 거쳐가면서 우여곡절도 참 많았다"고 회상했다.

 민간운영보호시설인 가족사랑쉼터는 가정폭력 피해여성들과 동반자녀(남아는 12세 이하만 입소 가능)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시설 중 한 곳이다.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은 여성긴급전화 1366 등을 통해 쉼터에 인계되면, 개입면접 등을 거쳐 최장 9개월까지 쉼터에 머무를 수 있다.

 이들 피해여성들은 쉼터에서 제공하는 숙식과 함께 개별·집단·가족 상담지원을 비롯해 의료·법률적 지원 등과 자립을 위한 직업교육 및 훈련 등을 받을 수 있다.

 또 동반자녀들은 방과 후 아동학습 프로그램과 아동미술심리치료 등의 지원을 제공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이 운영되고는 있지만 쉼터가 가정폭력 피해여성들과 자녀들이 다시 자립해 새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은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예산.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받는 지원금의 90%는 인건비에 들어가고, 나머지 10%로는 2개월의 운영비로도 부족한 상태다. 어쩔 수 없이 나머지 예산은 후원과 바자회 등으로 충당해 겨우 '살림'을 꾸려가는 실정이다.

 하지만 허 쉼터장을 비롯해 쉼터 직원 4명은 타 복지시설에 비해서 월급 등 처우도 낮고, 쉼터의 성격상 가정폭력 가해 남편들로부터의 협박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정피해 여성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허 쉼터장은 "쉼터에 입소한 피해 여성들이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들 피해여성들이 쉼터를 나가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특히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거의 전무해 가정폭력 가정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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