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다룬 장편영화 ‘꽃비’ 4월 1일 개봉…22일 서울·27일 제주시사회
20대 정종훈 감독, 아픈 역사 4·3에 대한 다른 접근법 제시 등 눈길

   
 
  ▲ 영화 <꽃비>중 한 장면.  
 
4월 제주에 꽃비가 내린다. 아무리 봄소식이 일러도 4월에 꽃비가 내릴 리 만무하다.

지난 2006년 4월 제작발표회 이후 꼭 4년만에 스크린에 걸리는 ‘꽃비’얘기다. 제주 4·3을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흔하지 않다. 아직 20대인 제주 출신 정종훈 감독이 그려낸 4·3이야기라면 더 그렇다.

4·3주간에 맞춰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장편영화 ‘꽃비’의 서울시사회가 2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점에서 열렸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기 배우들의 참석했다는 식상한 얘기보다는 영화 ‘꽃비’는 지난 2005년 고(故) 김경률 감독의 ‘끝나지 않은 세월’에 이어 제주 4·3을 다룬 두 번째 장편 극영화이자 제주 섬을 ‘학교’라는 공간으로 옮겨 시대적 이데올로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주 4·3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감독의 시선은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아프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과거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 영화 <꽃비>중 한 장면  
 
제주의 한 작은 학교를 배경으로 한 두 남학생과 한 여학생의 삼각 구도만으로는 뻔한 청춘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두 남학생의 미묘한 감정 대립과 힘을 상징하는 전학생까지 합류한 뒤 벌어지는 갈등구조(급장선거)는 제주 4·3이 정치적 이념 대결 구도 속에서 일어난 아픔이었음을 말없이 그려내고 있다.

영화 중간에 제주4·3 관련 자료화면을 삽입한 것 역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역사의 감춰진 단면을 이야기하고픈 감독의 의지다.

정 감독은 “아직은 낯선 4·3항쟁을 영화라는 친숙한 문화코드를 통해 대중에 알리고 동시에 관객들이 스스로 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싶었다”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이면에 역사적 아픔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과 함께 소통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이어 오는 27일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에서 제주시사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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