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62주년 제17회 4·3문화예술축전 개막

2일 도문예회관 앞마당서 도민이 직접 꾸리는 ‘전야제’
까마귀 주제 ‘사진전’·내력담 등 담은 ‘미술전’, ‘시화전’

   
 
  ▲ 김기삼 작 '까마귀'  
 
“제주 4·3사건으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사람들, 영령들이 추구한 것은 평화롭고 인간애가 넘치는 사회입니다”(동북아평화연대 메시지 중)

‘4·3 62주년 전야제-겨울, 봄날을 향한 그리움’이 2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앞마당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야제 행사는 4·3에 대한 도민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인류공동체’부활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평화를 기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부 ‘그리움’은 풍물굿패 신나락의 ‘삼석울림’이 연다. 이어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직접 참여하는 ‘꽃비 행렬’이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틀다.

   
 
  ▲ 지난해 열렸던 제16회 4.3문화예술축전 전야제 중  
 
언제부턴가 잊혀지는 기억은 2부 ‘만남’을 통해 되살려진다. 제주오름민속무용단의 창작무용 ‘오작교 사랑’과 ‘그 해 겨울의 가족사’가 음악·문화·영상이 만나는 X-over 난장으로 그려진다.

2부 행사에는 특히 ‘오키나와에서 제주 4·362주기에 보내는 동북아평화연대메시지’가 낭독된다. 근·현대사를 지나며 전쟁과 폭력에 희생됐던 어두운 상처를 지닌 두 지역이 한자리에서 ‘전쟁과 폭력을 부정하고, 군사기지를 없애고,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오키나와 출신의 가수 나라이치 치도리의 ‘봄-4·3 제주도’노래도 다짐에 힘을 보탠다.

화해와 상생, 평화를 위한 바람을 담은 3부 ‘봄날’에서는 재일교포 가수 이정미와 풍물굿패 씨알누리의 통일비나리와 청주 실내악단 ‘신모듬’이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은 “…붉은 애기동백꽃 붉은 진달래/다같은 우리나라 곱디 고운 꽃/남이나 북이나 동이나 서나/한 핏줄 한겨레 싸우지 마라…” 평화를 부르는 시민 대합창이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저 한라산이 느네 아방이여’ ‘저 앞바당이 느네 어멍이여’ 주제의 4·3희생자유해발굴사진전과 전국형무소터순례사진전이 열린다.

오후 5~7시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나눔의 상생국수를 무료로 나눠준다.

까마귀를 통해 4·3 당시를 투영하고, 다시 평화를 이야기하는 사진전도 2일 시작된다.
탐라사진작가협의회가 마련한 ‘4·3사진전’의 주인공은 까마귀다.

까마귀만큼 제주의 신산(辛酸)한 역사를 말해주는 것이 있을까. 까마귀가 한가롭게 낮은 소리로 울면 평안이 찾아온다는 속설도 있고 고기잡이 갔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넋을 달래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사진 속 까마귀는 시간의 한 귀퉁이에서 역사를 보고 또 함께 하며 제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그린다. 2일까지 도문예회관 제2전시실.

비로 일부 작품 설치가 지연되기는 했지만 탐라미술인협회의 ‘4·3 그리고 내력담’ 주제의 4·3미술제와 한국작가회의제주도지회의 4·3시화전이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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