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머리당영등굿,국가중요문화재 지정 30주년에도 당 보수 작업도 안 이뤄져
콘텐츠 활용 위한 용역도 차일피일…통합적 관리·보전 방안 서둘러야

올해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지정된지 30주년이 되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의 보전 방안 마련과 컨텐츠 활용 등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의미마저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건입동의 본향당굿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지난 1980년 11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9월 제4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 위원회에서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이름을 올린 제주를 대표하는 전통무형유산이다.

이들 가치와 달리 '칠머리당영등굿'을 소개하는 외국어 홍보물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다 주요 표현이 잘못 번역된 채로 제주를 찾은 전문가나 관광객들에게 배포되고 있다.

칠머리당영등굿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용역 역시 3월말까지인 완료 시점을 넘긴 상태다.

현재 칠머리당 영등굿이 치러지는 건입동 수협 공판장은 영등제와 풍어제를 합쳐 진행하면서 굿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원래 건입동 본향당은 현재 해운항만청 자리에 있었다. 당시 협의를 통해 임시로 현재 칠머리당굿보존회가 있는 '사라봉 칠머리당'으로 위치를 옮긴 채 20여년이 지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라봉 칠머리당에 옮겨진 신석 3기는 별다른 보호 장치나 안내판 없이 일반에 노출되면서 훼손 우려가 높은 상태다.

당을 보수하는 문제 역시 지난 2007년 전통문화공원자원화사업을 통해 진행하려고 했지만 지적정리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야무야됐다.

제주전통문화연구소에 의뢰했던 용역도 당 고증이나 관련 연구자들의 의견이나 주장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제출 기한을 6월로 연기하면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기능보유자인 김윤수 심방을 주축으로 하는 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가 자체적으로 영문·일문판 번역물을 만들고 시연 등을 통해 칠머리당영등굿을 알리는 기존 형태에서 달라진 것은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존회 관계자는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30주년과 유네스코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하려고 도에 사업계획을 알렸지만 추경에 반영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실제적으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야 용역이 발주되는 등 기한 안에 결과물을 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능보유자 등과 면밀한 논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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