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한국 육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나마 필드 종목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1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대구국제육상대회. 기대를 모았던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1979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서말구(전 대표팀 감독)가 기록을 세운 이후 31년째 요지부동이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기록이 깨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근 열린 종별선수권에서 임희남(광주시청)이 10초42, 여호수아(인천시청)가 10초47을 찍었다. 임희남의 기록은 역대 5위였고 여호수아는 개인 최고 기록을 0.01초 앞당겼다.

무엇보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라는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와 함께 뛰면 덩달아 기록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육상 관계자들도 “이번에는 100m 기록이 꼭 깨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기록은 저조했다. 여호수아가 10초48을 기록했고 임희남은 10초59, 김국영(안양시청)은 10초74에 그쳤다. 볼트의 기록에 0.6초 이상 뒤진 기록이다. 세계기록은 고사하고 한국기록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다른 트랙 종목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한국기록에 0.5초 이상 모자랐다. 종별선수권에서의 상승세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나마 여자 100m 허들의 이연경(안양시청)이 종별선수권 한국신기록(13초03)에 이어 이번에도 13초12의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위안이었다.

반면 필드 종목에서는 무려 3개의 은메달이 나왔다.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광주시청)과 남자 창던지기 박재명(대구시청),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안동시청)이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덕현은 16m87을 뛰었고 박재명은 80m11을 던졌다. 정순옥도 6m47을 날았다. 셋 모두 자신의 한국기록(김덕현 17m10, 박재명 83m99, 정순옥 6m76)에는 못 미쳤지만 내년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에 기대를 걸기에 충분했다.

한편 ‘라이벌 구도’로 관심을 끌고 있는 여자 장대높이뛰기도 한국기록(4m35) 경신에 실패했다. 최윤희가 4m20을 넘은 뒤 4m40에 실패했고 임은지는 4m20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새 기술이 몸에 익는다면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메달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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