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7분경 잇달아 골, 16강 진출 위한 '순항'

   
 
   
 
한국축구대표팀이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완승하며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5부 능선을 넘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에서 진행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B조 첫 경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7분만에 터진 수비수 이정수와 후반 7분 박지성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챙긴 한국은 목표로 하는 16강 진출을 위한 순항을 시작했다.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2위에 올라있는 지난 유로 2004 우승팀. 단순히 FIFA 랭킹으로만 따져본다면 47위인 한국과 비교해 한 수위의 전력. 하지만 이날 맞대결의 뚜껑이 열리자 경기 양상은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그리스의 최대 장점이라던 '세트피스'조차 한국과 비교해 뒤졌을 정도.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수들의 느린 발은 알려진대로였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이영표-조용형-이정수-차두리로 이어지는 포백라인의 그물망 수비와 공격수들의 활발한 움직임까지 보태지면서 질적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전날 공식기자회견에서 "키가 크면 농구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은근슬쩍 그리스의 장신 수비수들에 대해 비꼰 허정무 감독의 말처럼 한국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이정수(177cm)-조용형(182cm)이 상대 수비수들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스의 세트피스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한국은 정확한 타이밍에 헤딩, 공을 따내며 상대에 공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3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토로시디스에 슈팅을 내주며 아찔한 상황에 직면, 불안한 출발을 하는가 했지만 우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반 7분 왼쪽 코너 플랙 근처에서 이영표가 프리킥을 얻어내자 미리 약속한대로 기성용이 프리킥을 위해 자리했다. 기성용은 정확한 킥으로 공을 문전 앞으로 보냈고 이를 이어받은 이정수가 바로 골로 연결, 한국의 천금 같은 첫 골을 얻어냈다. 첫 골을 기록한 한국의 기세는 무섭게 타올랐다.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염기훈은 전방을 휘저으며 호시탐탐 골 찬스를 노렸고 중원에서는 박지성이 공수를 조율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전반 28분에도 염기훈-박지성-박주영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완벽한 골찬스가 한차례 있었다. 염기훈으로부터 공을 이어받은 박지성은 전방 깊숙히 달려가는 박주영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전달했고 박주영은 상대 골키퍼 조르바스와 1대1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박주영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 맞고 골로 연결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골을 내준 그리스는 전반 막판인 43분과 45분 연달아 슈팅을 날렸지만 정성룡이 침착하게 막아내며 전반을 1-0으로 끝냈다. 기분좋은 후반을 맞이한 한국대표팀의 기세는 후반 7분 터져나온 박지성의 쐐기골로 더욱 활활 불타올랐다.

박지성은 중원에서 상대 수비수 루카스 빈트라의 공을 빼앗아 그대로 드리블하며 전진, 상대 수비수들을 모두 따돌린 뒤 왼발로 공을 차 넣어 또 한번 골문을 출렁이게 했다.

한국은 후반 36분 상대 공격수 게카스가 문전 앞에서 조용형을 따돌리고 강력한 슈팅을 날려 이날 경기 중 가장 위험한 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정성룡이 몸을 날려 펀칭,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후반 41분과 42분 이청용과 김정우가 연달아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슈팅을 날리며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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