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130>“대~한민국” 월드컵 16강전 거리 응원속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26일 오후 11시 제주시 애향운동장에 모인 응원 인파로 거대한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김동은 기자  
 
비날씨 불구 애향운동장·월드컵경기장 응원 인파 ‘넘실’
“태극전사 멋진 경기에 박수” 승패 떠나 즐거운 축제 즐겨

거대한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을 향한 마음은 하나의 함성으로 연신 "대∼한민국"을 외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열린 지난 26일 오후 11시 제주시 애향운동장과 제주월드컵 경기장은 그야말로 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제주시 애향운동장은 관중석, 잔디 등 운동장 모든 곳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붉은 색으로 가득찼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응원장은 경기가 시작되자 열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곳에 모인 붉은 물결은 연신 박수를 치고 목이 쉴 정도로 "대∼한민국"을 소리쳤다. 또 준비해온 응원도구를 불고 두드리며 우리나라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선수들과 하나가 됐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마음까지 그대로 전해지는 듯 사람들은 TV 중계가 이뤄지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는 우렁찬 함성이, 실점할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는 안도의 한숨이 곳곳에서 메아리쳤다. 특히 경기 후반전 이청용 선수의 동점골이 성공됐을 때는 모두 얼싸안고 운동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가족들이 모두 붉은티를 입고 응원왔다는 송기화씨(43)는 "이번 경기가 우리나라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몰라 비올 것을 예상하면서도 응원하러 왔다"며 "경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경기가 결국 패배로 끝나자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사람들은 멍하니 스크린을 응시하거나 자리에 주저 앉았다. 일부 학생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사람들은 지난 2주동안 보낸 '환희의 축제'가 너무 행복했다며 최선을 다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했다는 제주일고 1학년 정민철군(16)은 "경기에 져서 너무 아쉽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이 너무 잘 했다"며 "앞으로 경기에서 더욱 멋진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위안을 삼았다.

이날 제주월드컵 경기장에도 붉은 물결로 넘실거렸다. 3000여명의 서귀포 시민과 관광객은 '대~한민국을 연신 외치며 우리나라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 서귀포 시민들은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제주 월드컵 경기장으로 모였다.

관광을 위해 가족과 함께 서귀포를 찾은 신순정씨(39·서울시 중곡동)는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서귀포에서 응원한 오늘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아이들과 한국팀이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4분만에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박주영의 그림 같은 슈팅이 골대를 맞는 순간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아쉬운 탄성이 온 경기장을 맴돌았다.

이어 전반 8분 상대 공격수 수아레스가 골을 성공시키자 제주월드컵 경기장은 순간 정적이 흘렀지만, 누군가 "대∼한민국"을 외치자 경기장은 다시 붉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후반 이청용의 헤딩슛이 상대 골네트를 흔들자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함성으로 들썩였다.

위성곤 도의원은 "역사적인 원정 첫 16강전을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다"며 "오늘 한국팀이 꼭 이겨 8강에 진출해 힘들고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하지만 후반 35분, 선제골의 주인공 수아레스의 결승골을 끝으로 한국팀의 아름다운 도전은 마무리 됐지만 서귀포 시민들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즐거운 축제를 맘껏 즐겼다.

김진일씨(25·정방동)는 "한국팀을 응원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며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승패를 떠나 서귀포시민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마련해 준 한국팀에 고맙다"고 전했다.
/김동은·윤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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