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마라톤 풀코스 도전기

1쪽당 1m…3개월간 4만2195쪽 읽어야 완주
일주일 5차례 독서일지 남기는 즐거운 경쟁

헉….

시작부터 숨이 차다.

제민일보가 제주우당도서관의 우당마라톤 대회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도전은 안중근 의사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 口中刑棘)'는 말을 심심치 않게 인용하면서도 실제 1년 몇 권이나 책을 읽고 있는가하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런 의도에도 불구하고 팀은 문화부를 중심으로 꾸렸다. 엉겁결에 참가 통보를 받은 수습기자 몇 명은 첫날 스타트 라인에 선 뒤에도 표정이 영 밝지 않다.
처음부터 겁 없이 풀코스에 도전한다. 3개월 동안 4만2195쪽을 나눠 읽는 일이다. 다섯명이 나누면 거뜬하리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한 명이 한달 10권 정도는 읽어줘야 한다. 경쟁자도 10팀·40명이나 된다.

첫 도전 책은 「우리가 몰랐던 조선」(장학근·플래닛미디어), 「한 편이라고 말해」(우웸 아크판·은행나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 '여자'」(조영환·지상사), 「신문읽기의 혁명2」(손석춘·개마고원), 「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라이너 촐·한울아카데미)다.

선택 기준은 제각각이다. 몇은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해서 쉬운 책을 고르고 골랐고, 몇은 언젠간 읽으리라 책장에 꽂아두고 펴보지 않았던 책의 두터운 먼지를 털었다.

책을 읽었다는 흔적을 남기는 작업도 쉽지 않다. 책이름과 읽은 쪽 수에 읽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야 한다.

'한줄평'이면 된다는 후배의 목소리가 귀를 맴돌면서 손에 부르르 힘이 간다.

일주일에 다섯 번, 버릇처럼 숙제를 해야 한다. 모범을 보일 셈으로 제일 먼저 독서 흔적을 남겼다. 간신히 90m. 100m도 못 채웠는데 왜 이리 숨이 찬지. 나이 탓을 하기엔 갈 길이 멀다.

※독서마라톤 참가 명단-고 미 문화부 부장, 고혜아·김봉철·변지철·한 권 수습기자

 

독서마라톤이란?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시켜 1m를 책 1페이지로 환산하여 경기전에 설정한 독서량으로 완주하는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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