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언론에 첫 공개, 주인공 애나의 삶과 죽음이 보여주는 묘한 경계가 새로운 공포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후 눈을 떴다. 죽은건지 살아있는건지 알 수 없다. 누군가는 죽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살았다고 한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 '애프터 라이프'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초등학교 교사 애나(크리스티나 리치)는 약혼자 폴(저스틴 롱)과 심하게 다투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로를 당해 사망하게 된다. 애나는 다시 눈을 뜨지만 장의사 엘리엇(리암 니슨)은 무덤에 묻히기 전 3일간 영혼이 떠도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애프터 라이프'는 애나의 장례식 전 3일 동안의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과 애나의 삶과 죽음을 두고 줄다리기를 한다. '살았다' 싶으면 어느샌가 다시 '죽었다'로 힘이 실린다. 또 애나의 제자 잭은 어느날 '살아있는' 애나를 목격하고, 롱은 애나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미스터리가 심화될수록 삶과 죽음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진다. '식스센스'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입김'으로 명확히 했다면, '애프터 라이프'에서는 따스한 입김 조차도 삶과 죽음을 구분짓지 못한다.

또 한편으론 너무나도 쉽게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도 담겨 있다. 더 이상의 삶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 애나(나중엔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지만)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조차 쉽게 포기한다.

그리고 엘리엇은 그런 사람들에게 더 이상 삶의 기회를 주지 않는, 절대자인것 마냥 행동한다. 때문에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엘리엇은 연쇄 살인마로 또는 영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로 볼 수 있다.

다만 뚜렷하지 않은 경계는 극적 긴장감을 반감시켰다.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만 강조한 탓에 감정의 흐름은 너무 평이하게 흘러간다.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감독이 애당초 열린 결말을 원했다. 애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또는 장의사 엘리엇이 어떤 사람인지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영화를 관람한 영화평론가는 "죽음에 대한 관념, 공포를 가지고 만든 묘한 느낌의 작품"이라며 "삶에 의지가 없는 사람만을 골라서 죽이는 모습은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2일 개봉.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