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현장]장애를 넘은 희망의 기타연주회

   
 
   
 
탐라장애인복지관 클래식기타연주단 27일 문예회관서 첫 공연
문화·예술의 생산자로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 끌어 올리고 싶어

 
"장애라는 벽을 넘어 문화와 예술의 생산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요"

27일 오후 6시 제주도문예관 소극장. 공연 한 시간을 앞두고 9명의 장애인 연주단원들은 3명의 비장애인과 함께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클래식기타 화음을 맞추고 있었다.

이번 클래식기타연주회는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이 주관·기획하고 제주사랑의 열매(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1년여 동안 진행되고 있는 클래식기타교실인 '세고비아 프로젝트'의 결실을 맺기 위해 마련됐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클래식기타연주단원들은 불과 1년전에는 기타를 처음 접하면서 손가락으로 코드를 잡는 것 자체가 힘겨 웠고, 과연 제대로 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다고 첫 연습당시를 회상했다.

클래식기타 연주단원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것은 장벽이 되지 않고, 본인의 열정과 노력을 쏟으면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습에 임하면서 점점 아름다운 화음과 선율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장애를 갖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타음악을 선사하고, 가르치고 있는 강형훈 강사는 "1년전 탐라장애인복지관 클래식기타 연주단원을 가르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음악인이라는 테두리에 함께 클래식 기타를 즐길 수 있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말했다.

또 "한 곡의 연주를 완성하는데 비장애인보다 진도가 느린 것은 있지만 음악에 대한 이해도는 절대 뒤떨어지지 않았다"며 "기초부터 탄탄히 배우고, 조금 천천히 진도를 나가면서, 보다 노력한 끝에 이번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이 시작되자 연주단원들은 '즐거운 나의 집'을 시작으로 '하얀 여인들', '마법의 성', 'Moon River' 등 친숙한 음악을 중심으로 상당한 실력을 보여줬다.

연주단원들이 첫 공연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1년여 동안의 쏟은 열정과 노력이 아름다운 성과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박옥례 클래식기타연주단원장은 "처음에는 클래식기타가 매우 생소했고, 코드를 잡고 빨리 바꾸는 것이 힘들었지만 장애를 갖고 있는 단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연습에 임했다"며 "앞으로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서 실력을 쌓을 것이며,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갖고 싶다"고 첫 공연 소감을 밝혔다.

박선미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업무담당은 "문화혜택을 받기 어려운 제주도내 장애인들에게 음악예술과 공연이라는 기회를 주기 위해 '세고비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열악한 환경속에서 1년간 고생하면서 희망의 음악을 선사한 연주단원들이 매우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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