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두번째 이야기 - 꽃의 형상을 한 산의 혈은 화심에 머문다

   
 
  남동쪽 현무 얼굴앞 안산 꽃잎과 남서사면으로 전해지는 맥사이에 판 기도굴  
 
못의 형상을 바꾸면서 잃어버린 화심속 진혈들…

제주의 한라산은 백두산으로부터 박환의 과정을 거쳐 줄기차게 내려와 태조산인 백두의 안산으로 동서가 길고 남북이 짧은 용세다. 부지런히 일해야 번성하는 땅이요, 오름의 분화구마다 오목하여 음기가 많으니 여인이 많고, 동쪽산이 서쪽산과 화합하지 아니하니 붕당하는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전해진다. 한라산 영실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서쪽지맥중 한대오름에서 정물오름, 금오름으로 이어지는 용맥과 어승생에서 새별오름을 거쳐 누운오름까지 이어지는 용맥사이에  다섯봉우리의 매화 한송이가 만개했다. 한림읍 금악리 네 개의 오름사이에 나지막히 자리한 새미소는 다섯봉우리를 만들어내는 용들이 모여들어 둥근 못을 만들며 자리를 틀었다. 매화 다섯이 모두 피었으니 매화만개형이다. 혈처를 중심으로 둥글게 생긴 작은 봉우리가 다섯이며, 매화가 꽃잎을 열었기에 주변이 모두 나지막하다. 봉우리는 꽃잎을 의미하며, 혈은 화심(花心)에 있고, 안산은 매화가지나 화분·나비·벌같은 사격이 있으면 길하며 꽃잎을 취하여도 좋다. 꽃형국은 고매한 성품과 용모가 수려한 사람을 배출하여 부귀쌍전하니 주로 학자나 예술가, 귀인이 나와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산이다.

   
 
  다섯봉우리 화심앞 지당수  
 
# 사방의 용이 모여 매화 꽃잎을 이룬다

정물오름·금오름·누운오름·밝은오름 한가운데서 다섯봉우리를 일으키는 용이 새미소용이다. 정물오름의 지맥이 하나는 남서에서 서북으로 이어져 금오름을 이루고 하나는 새미소의 동남쪽에 봉우리를 이루니 새미소 오봉중 가장 강건한 현무봉이다. 새미소의 첫째 남동쪽 봉우리 현무용이 남서쪽에 둘째 봉우리를 이루고 좌선을 계속하여 서북에 세째봉을 이룬다. 누운오름의 지맥이 좌선하여 북쪽에 봉을 이루니 넷째가 되고 밝은오름의 지맥이 북동쪽에서 봉을 이루니 막내용이된다. 정물오름에서 금오름으로 행룡하던 용의 한줄기가 남서쪽 둘째용과 합세하니 힘찬용으로 거듭났기에 봉을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룡이 합세하여 다섯꽃잎의 매화를 이루니 혈은 화심에서 찾음이 합당하나 행룡하여 감아도는 꽃잎 밖으로 뻗어내려간 가지맥의 생기 또한 화심속 혈 못지않다. 새미소용의 지맥이 내려가는 가장 부드러운 땅은 새미소의 서사면과 금오름사이의 땅이며 정물오름·밝은오름·누운오름과 새미소 사이의 땅은 새미소를 향하여 행룡하는 용이니 이 방향에서 새미소를 향해걸으면 용과 함께 나란히 동행하는 건강한 발걸음이 된다.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생기넘치는 땅이니 이땅에 곡식을 심으면 열매가 풍성하고 가축을 기르면 생육이 건강할 것이며 사람이 머물면 생기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건강한 축복받은 땅이다.

   
 
  새미소 남서에서 동쪽으로 마주한 괴오름과 너머의 한라산  
 
# 봉우리마다 꽃잎이 안산이 된다

꽃잎의 형상을 한 다섯봉우리 얼굴앞에서 바라다보이는 각각의 봉우리꽃잎이 안산이 된다. 첫째 으뜸인 현무봉 남동쪽 봉우리앞에는 서북쪽 봉우리 꽃잎이 안산의 역할을 하며 너머로 금오름이 조산(안산너머의 산)의 소임을 맡는다. 얼굴앞에 당판을 건강하게 이룬 서북쪽용은 남서쪽 꽃잎이 안산이 되며 너머의 정물오름이 조산이 되는게다. 남서용의 얼굴앞에는 북동 꽃잎이 안산이 되며 너머의 새별오름과 이달봉이 조산의 소임을 하고 그 너머로는 한라산 어미가 내려보낸 제주의 서쪽지맥들이 첩첩이 능선을 이루며 다정히 내려다보는 형상을 한다. 행룡한 용이 모여들어 봉을 이루며 꽃잎을 만들어내고 호종하며 따라온 물이 샘을 이루니 이땅의 용은 건강함과 재물을 함께 거느리는 용이다. 꽃잎을 이룬 용의 화심 곁에 모여든 샘이 있기에 용은 화심속에서 행룡을 멈추고 혈을 맺는다.

   
 
  정물오름이 전해주는 지맥이 새미소로 이어진다.  
 
# 화심(花心)속에 지당수가 머문다

지당수(池塘水)는 혈앞에 모여든 물로 작은 연못이나 물웅덩이를 이룬다. 물이 깨끗하면 길하나 오염되어 더러우면 흉하고 혈주변의 모든 물이 이곳으로 모여들기에 주변보다 낮은 지세를 갖는다. 용맥의 생기를 보호하는 소임을 맡으며 땅속에서 용의 곁을 따라온 물이 혈 앞에서 지상으로 용출되기도한다. 새미소의 화심안에 자리잡은 샘은 지당수다. 샘이 맑고 가뭄에도 마르지 아니하여야만 부귀왕성하며 이물이 오염되어 탁하고 더러워지면 흉수가된다. 자연적인 지당수가 아닌 인공수로 연못을 파면 용의 생기를 누설시키는 우를 범하니 용이 전해주는 생기를 잃을까 우려해야한다.

강건한 용은 봉을 이룬후 엎드렸다 다시 봉을 일으킨다. 새미소의 가장 강건한 용은 남동쪽 현무용이다. 현무용이 좌선하여 엎드렸다가 남서쪽에 봉을 다시 일으키니 현무용과 아우용 사이에는 과협처를 이룬다. 과협은 용의 여기를 모아 좁아졌다가 다시 봉을 일으키기 위한 생기의 길목이다. 그러나 이길목에는 봉우리의 동사면을 절개하여 굴이 만들어져있다. 기도굴이다. 절개하여 굴을 팠기에 용의 생기가 누설되어 굴을 지나 봉을 일으킨 남서쪽용은 생기를 잃었다. 과거 새미소의 샘은 용의 등줄기를 따라온 물들이 모여 자연스레 못을 이루었고 물앞에서 멈춘용이 혈을 맺은 모양새가 굽이굽이 보였던 땅이었다. 지금은 둥글게 샘을 정리하여 그 형세를 찾을수 없기에 안타깝다. 새미소는 사유재산에 속하는 땅의 용인지라 함부로 언급하기 어려운 땅이다. 다만 이땅의 용이 진정 건강하고 부유한 용이기에 오래도록 새미소 용을 찾는 이들곁에 건강하게 머물러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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