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네번째 이야기 - 뛰어놀며 머무는 천마형 산의 혈은 산위와 산아래 모두에게 전해진다

   
 
  천마유주형 어승생악 서북사면  
 
어승생 현무봉에 설치한 탐방전망데크로 용의 생기는 누설중…

산용이 멈추면 혈은 머리를 들어 우뚝하며 앞으로 물이 흐르고 뒤로 산이 받쳐주면 용은 멈추어 결혈하니 건강한 용이 단정하여 바르고 안산이 휘어 돌아 감아주면 재물과 곡식이 가득하다. 산이 가면 물이 따르니 물이 멀리서 다가와 산과 서로 마주하면 혈은 반드시 물앞에서 멈춘다. 하늘의 양기가 땅을 비추고 물이 하나로 모여드는 땅에서 용은 발길을 멈추니 진룡(眞龍)이 자리를 튼다. 산의 기운이 온전하면 사방에서 세(勢)가 모여들고 앞산은 물을 막으며 뒷산은 끌어 안아주니 모든 생기가 그를 향해 모여든다. 귀한 땅은 평탄하고 온화하여 귀한 흙을 지탱하고 나무를 자라게 하니 혈은 안정된 용이 멈춘 곳에서 취해야하고 물은 멀리서 흘러와 얼굴앞에서 곧장 빠져나가지 않은곳에서 득해야한다. 한라산 얼굴앞 장구목과 큰두레. 족은두레 지맥을 전해받은 어승생은 등뒤로는 족은두레가 끌어 안아주고 곁으로는 광령천과 도근천이 호종하니 태산곁에 태수세가 조화를 이루는 땅이다. 현무봉 얼굴앞에서 서를 향해 행룡하는 중심용이 나지막한 둔턱을 이루고 용호(龍虎) 고개숙여 두손모아 공손하며 감아돈 청룡이 안산을 이루며 물을 모으니 부귀를 함께 머금은 천마가 귀한땅에서 뛰어노는 천마유주형(天馬遊駐形) 산이다.

   
 
  안아주는 족은두레(왼)와 사제비동산 사이로 태수세를 이루는 광령천  
 
# 어미가 끌어 안아주는 땅

동서로 팔 벌린 한라산 어미의 얼굴앞 서북사면의 지맥을 따라 장구목은 큰두레와 족은두레를 낳는다. 큰두레와 민대가리오름 사이의 물이 모여들어 수세를 이루니 이가 바로 광령천 상류다. 족은두레 청룡 곁을 광령천이 호종하며 밀어주니 족은두레용은 어승생에게 생기를 모두 전한다. 등뒤로는 어미 족은두레가 어승생의 등뒤를 끌어안아주니 자손을 출가시킨 어미의 염려와 사랑을 모두받는 자손이다. 어미가 든든히 뒤를 받쳐주고 사제비동산이 토형산으로 격려하니 조상의 비호속에 어승생용의 행룡길이 순탄하다. 출가한 용은 동쪽정상에서 현무를 틀고 분맥하며 용호 각기 행룡길을 떠나 청룡은 서쪽을 모두감아 북쪽에 이르러서야 발길 멈추어 백호와 마주하고 백호는 더딘발걸음으로 북에서 청룡과 마주한다. 청룡이 백호보다 세배나 길게 행룡하는것은 청룡곁의 수세탓이다. 족은두레와 사제비동산 사이로 구불구불 감아돌며 호종하는 구곡수 광령천이 청룡 곁을 호종한다.

   
 
  현무봉 얼굴앞을  감아도는 용호(龍虎)가 북에서 손을 잡는다.  
 
# 청룡 곁을 호종하는 광령천(외도천)

태수세가 청룡곁을 따르니 청룡 기세 당당하여 멀리 행룡함이 마땅하다. 광령천은 Y계곡을 발원지로 한라산 정상 서북벽과 장구목 일대의 물이 서북으로 행수하다 어리목하류와 한밝교하류에서 본류와 합수하고 천아오름 수원지 부근에서 태수세를 이룬다. 태수세를 이룬 광령천은 외도다리 바로 위에서 도근천과 합수한다. 등뒤에서 밀어주는 광령천 탓에 어승생 청룡의 기세가 힘을 얻었다. 어승생 현무 뒤를 감아돌며 구불구불 광령천이 호종하니 등뒤에서 물이 용을 안고있는듯한 공배수(拱背水)의 형상을 한다. 공배수가 등뒤를 감아도니 주룡의 생기는 흩어지지 아니한다. 사방의 기가 산으로 집중되니 대혈지를 이루기에 길격인 땅이요, 등뒤로는 공배수가 고개숙이니 부귀유장하다. 등뒤를 감아돈공배수가 더 가까이에서 어승생의 얼굴앞을 감아돌았더라면 제상이 났을법한 땅이다. 그러나 광령천은 어승생의 등뒤를 아쉽게 안아주고 행수한다. 떠나는 공배수를 잡지못한 아쉬운 마음탓인지 어승생은 백호 너머로 또 하나의 수세를 만든다. 도근천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화포시설  
 
# 어승생이 만든 수세 도근천

광령천을 아쉽게 떠나보낸 청룡과 마주한 백호 곁으로는 어승생이 만들어낸 도근천의 상류가 백호곁을 호종한다. 도근천은 어승생에서 발원하여 선녀폭포를 거쳐 도평동을 감아돌며 외도 바다로 흐르는 건강한 수세를 자랑한다. 아흔아홉골과 어승생악 사이에서 태수세를 이루며 따르는 도근천의 기세탓으로 백호는 우뚝 자리를 틀었고 현무를 보필하며 얼굴앞에서 공손히 고개숙였다. 현무의 얼굴앞을 감아돈 용호 등줄기에서 뻗어나간 지맥들이 서쪽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건강한 행룡길에 오르니 어승생의 서북사면과 서사면으로 건강하고 즐겁게 뛰놀며 머무는 천마의 기운이 가득히 전해진다. 평온하여 발목을 잡아당기는 길격산이다.

어승생 천마의 생기를 공유하려거든 남서에서 용의 등줄기를 따라 정상 동쪽 현무봉에 이르러 서쪽의 안산을 마주하고 좌정하면 용과 하나가 될수 있으며 좌청룡 지맥을 따라 서쪽에 이르러 정겨운 현무와 얼굴을 마주하면 어승생 천마 품안의 기운을 담을수 있다. 그러나 어승생 현무봉은 두번째 몸살 중이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화포시설을 보존하여야하는 역사적 과제를 수행중이며 현무봉을 누르고 있는 탐방데크를 머리위에 떠받들고 있어야 하기에 괴롭다. 오름탐방을 위해 현무봉에 전망데크를 설치하는것은 오름(산용)의 기운을 누설시키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자손들이 현무봉 용의 얼굴과 생기를 절대로 다시는 만날 수 없도록 병을 심어주는 우를 쉬지 않고 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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