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나는 착한가게] <18>제주시 이도2동 고산동산식당

   
 
  ▲ 고산동산식당 이수니 사장은 갈곳없는 노인들에게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꿈이다. 김경필 기자  
 
“내가 하는 일이 항상 잘되리라는 보장이 있나요. 이웃을 외면하고 살아간다면 내가 힘들 때 아무도 나를 도우려하지 않겠죠”

지난해 11월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착한가게로 선정된 제주시 이도2동 고산동산식당.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동산식당을 운영하는 이수니 사장(50·여)의 독특한 이웃돕기 방식 때문이다.

이 사장은 식당 운영에 필요한 음식 재료를 사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웃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간다.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대신 장을 봐주기 위해서다. 한끼 식사를 대접하는 것보다 장을 대신 봐주는 일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틈이 날 때마다 식사 대접도 한다. 노인들을 모시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그에게는 큰 기쁨이다.

사실 이 사장은 한 때 건강이 좋지 않아 장사를 접어야 했다.

지난 2003년 식당을 개업한 이후 쉬지 않고 일하다보니 건강이 악화, 2006년부터 2년간 장사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2년간 쉬면서 치료를 받은 덕분에 2008년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언제 다시 건강이 악화될지 모르지만 늘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몸보다 남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이 그가 걸어가는 인생이다.

그의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교회를 통해서도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네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헌금을 시작한지도 10년이 흘렀다.

이 사장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갈곳 없는 노인들을 모실 수 있는 사랑의 보금자리를 항상 마음에 그려왔다.

그가 부지런히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장은 “예전부터 갈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는 조그만 시설이 있었으면 했다”며 “이런 시설을 짓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남을 돕는 일을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남의 힘든 사정을 헤아릴 줄 안다면 누구나 이웃돕기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하다보니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웃사랑을 계속해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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