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유네스코 대표목록 등재 1주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30주년 기념 칠머리당영등굿 시연
상설 시연의 가능성 열어…전승 체계 강화·제주 대표 관광문화 아이템 경쟁력 등 기대감도

   
 
  ▲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시연이 7일 제주영화문화센터 2관에서 열렸다.  
 
제주 '굿'의 지역 무속신앙으로 의미를 지키는 한편 무속문화로 전승 및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고민이 요구됐다.

중요무형문화재(제71호) 지정 30주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1주년을 기념한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시연이 7일 제주영화문화센터(옛 코리아극장) 2관에서 열렸다.

'평일 오후'라는 시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지역 노인회를 중심으로 한 관람객이 자리를 빼곡히 채운 가운데 제주 1만8000신을 청하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차가 진행됐다.

칼바람 속에서 영등신을 부르는 의식에 익숙한 어르신들도, 굿이 처음인 젊은 세대들에게도 이날 시연은 신선했다.

굿을 진행한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역시 당초 계획과 달리 '판'이 커진 상황에 긴장과 최선을 다했다.

처음 기획 공연에서, '~기념'이란 타이틀이 붙여졌지만 전체 재차를 모두 선보이지 못했다. 초감제와 본향듦 등 요왕맞이 전까지의 재차만 이번 시연에서 선보이고 요왕맞이 이후는 내년 1월 기획공연 무대를 기약했다.

영등굿이 익숙한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이내 추임새가 새어나왔다. 하지만 협소한 무대와 빈약한 조명과 무대장치로 칠머리당 영등굿의 진수를 선보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초감제 후 소미(소무)며 나까시림 놀림, 지장본풀이 등이 진행됐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부족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시연은 특히 '무속문화'의 보존·전승을 고민하는 출발점으로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시연에서 관람객들이 보여준 반응만으로도 월 1~2회의 상설 공연은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외국인관광객에게 제주의 무속문화를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대표 아이템으로 적극 활용할 것도 주문됐다. 

문제는 예산 확보에 있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국가지정문화재란 이유로 지자체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다 아직까지 문화재청에서 조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대한 지원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은 "지역 차원의 대표적 의식이란 의미를 지키는 한편 재차 중 다이내믹한 부분을 중심으로 1시간 안팎의 시연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굿이나 국가지정문화재라는 차원이 아니라 대중적인 무속문화로 적극 활용할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 관계자도 "전승체계를 견고히 하는데 있어 시연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고정적으로 시연을 펼치는 것으로 전수조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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