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래를 일구는 농업인들]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

전국 탑프루트 품평회 2년연속 최우수 단지 '영예'
철저한 품질관리 농가의지·열정 더해져 시너지효과
농산물 수입개방·시장 다변화 속 농가 변해야 생존

   
 
  ▲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전국 탑프루트 품평회'에서 2년 연속 최우수단지로 선정되며, 제주 서부지역에서 생산된 감귤이 전국 최고 품질임을 입증한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 회원들이 감귤원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전국에서 최고 품질의 과실을 가리는 품평회에서 도내 감귤 농가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화제다.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회장 고완유)는 지난해 말 농촌진흥청이 전국 과일을 대상으로 최고 품질을 가리기 위해 '전국 탑프루트 과실 품평회'를 개최했다. 이번 품평회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감귤 탑프루트 단지(회장 고완유)가 지난 2009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또 단지 소속 양대숙씨 농가가 개인 최고상인 '품평 대상'을 차지, 지난해 고영필씨 농가가 이어 이 상을 수상함으로써 명실상부 제주 서부에서 생산되는 감귤이 도내는 물론 전국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탑프루트사업이란?
감귤을 비롯한 전국의 과수 재배농가 '탑프루트' 사업에 참여하려면 농업진흥청이 제시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사과·배·감귤·포도·복숭아·단감 등 과수에 따라 무게, 당도, 착색도 3가지 항목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또 과수 재배면적이 1만㎡ 이상으로 대규모 재배 혹은 단지화가 가능한 농가만 신청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이같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지만 무엇보다 재배농가의 열정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교육과 평가에 참여해 꾸준히 기준치 이상의 과실을 생산하기 하기 때문에 열의가 없으면 사업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가 시행 6년째로 2차 사업이 진행중이다. 3년 단위로 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신청을 원하는 농가는 2012년 3차 사업이 추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지역 18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경작하는 감귤원 규모는 18㏊로, 지난 2009년에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신청을 받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지정받았다. 주요 재배품종은 궁천과 흥진 등 조생온주다.

단지가 조성된 대정읍 무릉2리 일대는 연평균 강수량이 1095㎜로 제주시 지역보다는 500㎜, 서귀포시 지역보다는 800㎜가 적고 연평균 기온은 15.5도다.

또 일조기간이 생육기 연 1054시간으로 풍부한 일조량과 강한 일사량 등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토양 역시 물빠짐이 좋은 비화산회토양으로 비료 흡수력이 좋고 토양피복 재배시 수분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다.

   
 
  ▲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 회원들은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영농교육과 현장컨설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회원들의 노력도 더해져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무릉 2리 지역의 감귤재배 조건이 최상이라고 하지만 농가들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 회원들은 고품질 감귤 생산으로 위해 결정한 사항이 바로 과감한 간벌이었다.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감귤나무를 1/2간벌을 통해 정리했다. 이어 햇빛이 잘 들게 하기 위해 무성한 방풍림도 깔끔하게 정비했다. 마지막으로 감귤원에 타이벡을 설치해 철저하게 토양수분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영농교육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은 물론 회원들간 영농정보 공유를 위한 모임도 시도때도 없이 마련했다.

이같은 노력의 달콤한 열매는 첫해부터 나타났다. 2009년 '전국 탑프루트 과실 품평회'에서 최우수단지와 품평 대상을 수상, 단지 회원은 물론 서부농업기술센터 관계자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을 저질렀다.

이를 계기로 당초 12농가로 시작한 것에서 6농가를 추가로 신청받아 단지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감귤이 탑프루트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이 뛰어나야 한다. 당도는 12브릭스 이상, 산도는 1% 미만이어야 한다.

타이벡은 빗물의 유입을 막고 반사광을 향상시킬 수 있어 고품질 감귤 재배를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타이벡을 시설하면 토양이 점차 건조하게 되어 당도는 크게 높아지나 신맛이 같이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비화산회토의 경우 산 함량이 화산회토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무릉 단지 농가에서는 신맛을 줄이기 위해 다공질필름 안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관수용 호스를 설치했다. 또 물 공급 기준을 나름대로 마련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또 단지에서 생산된 감귤은 제주감협과 안덕농협 등 두 군데의 APC를 통해서만 출하된다. 비파괴 선과기를 이용해 감귤은 불로초와 귤림원(이상 제주감협), 몬뜨락감귤(안덕농혖) 등 세가지 브랜드로 출하, 시장에서  최고 상품의 경우 3㎏ 당 2만원 정도를 받는 등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품질 생산이 해법
앞으로 농산물 수입개방과 국내 과일시장 다변화 등 각종 변화 속에서 고품질 감귤 생산만이 제주감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고완유 회장은 "농산물 수입개방과 국내 과일 시장 다변화,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 등 감귤 생산농가의 생존을 위한 변화는 필수가 됐다"며 "과거 '대학나무'라 불릴 정도로 제주도민의 주 소득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던 감귤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고품질 감귤 생산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탑프루트 사업이 올해 마무리되지만 회원들간 유대관계는 더욱 강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도내 우수농가 탐방은 물론 회원들의 참여로 자조금을 마련해 일본 감귤재배 현장을 견학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무릉 감귤탑프루트단지는 다양한 정보교환을 통한 재배기술 및 생산물 유통 촉진을 위해 당진 사과탑프루트단지 등 타 과실류 탑프루트단지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운영, 농촌 일손돕기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수 있는 상호협력으로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각종 사업에 대한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고 회장은 "탑푸르트 사업으로 감귤 재배기술이 한 단계 올라섰고 브랜드 가치도 크게 향상돼 소득 향상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과거는 고품질보다는 대량생산을 위한 재배법이 대세였지만, 이젠 소비자들이 맛좋은 감귤을 원하고 있다"며 "감귤이 소비자들로부터 버림받지 않으려면 최고의 품질을 생산하기 위해 연구·노력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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