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현장] 제주4.3도민연대 4.3역사순례

   
 
  ▲ 4·3도민연대는 10일 서호초등학교 옛터를 시작으로 서귀포지역 4.3역사순례를 통해 서호초등학교 옛터와 시오름주둔소 등을 탐방하며, 4·3정신을 되새기며 유적지 보존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4·3도민연대 순례단 10일 서호초등학교 옛터, 시오름주둔소 등 탐방
당시 희생·고통 현장 방문 4·3의미 되새겨…유적지 보존 필요성 동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픔다운 서귀포도 4·3당시 광풍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많은 서귀포 주민들이 희생을 당했고, 온갖 고초를 겪었습니다. 관광지란 이유로 4·3을 묻어버리면 안되고 아름다운 풍경속에 담겨진 4·3의 진실을 찾아 보존·계승해야 합니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순례단과 함께 10일 서호초등학교 옛터를 시작으로 서귀포지역 4.3역사순례를 하며 4.3정신을 되새기며 유적지 보존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4·3도민연대 순례단은 서귀포에 도착해 4·3당시 서호초등학교였던 서호교회를 찾았다. 서호교 옛터는 두 차례 걸쳐 서호리와 호근리 주민 8명이 토벌대에 의해 학살됐던 아픔이 있는 곳이다.

오승국 4·3평화재단 연구원은 "4·3당시 서호초등학교에서 6명이 총살당했고, 다음은 학교 앞밭에서 2명이 토벌대에 의해 공개처형을 당했다"며 "특히 두 번째 학살에서는 한 여성을 공개적으로 잔혹하게 고문하고, 죽창으로 찔러 죽이는 만행이 저질러졌다"고 설명했다.

서호초등학교 옛터는 현재 서호교회가 들어서 있고, 학교 앞밭은 현재 개인집 우영밭으로 돼 있다.

그 다음을 찾은 곳은 서호마을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시오름 주둔소. 이곳은 4·3당시 군인과 경찰들을 주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성으로 당시의 모습이 잘 보존된 곳이다.

돌담의 전체둘레는 120m 정도이며, 한 면의 길이는 40여m, 높이는 약 3m, 정도의 규모로 만들어졌다. 특히 돌담 하반부에 있는 총구구멍은 무장대와 토벌대가 대치했던 긴박한 상황을 연상케 했다.

오승국 연구원은 "토벌대가 중산간 지역에 은신한 무장대를 진압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25곳에 주둔소를 축성했고, 시오름주둔소는 원형이 보존된 몇 안되는 곳중 하나다"라며 "당시 서호마을 주민들은 이 주둔소 공사에 동원해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4·3도민연대 순례 참가자들은 4·3역사에 있어 중요한 곳에 안내판조차 없고, 사실상 방치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 했고 원형보존과 주변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양동윤 4.3도민연대 공동대표는 "역사적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 4·3 유적지들이 제대로 관리돼지 않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시오름주둔소를 비롯한 4·3유적지를 원형을 보존을 하고, 많은 도민들이 견학해 4.3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3도민연대 순례 참가자들은 4·3당시 산남주민들이 무참히 학살됐던 소낭머리(정방폭포 상단과 이어지는 곳)와 1949년 공비토벌 기념으로 2연대 병사들이 심은 서귀포경찰서 옛터의 먼나무를 찾았다.

현경식(신제주초 5학년)·경진(신제주초 1) 형제는 "옛날에 많은 제주도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되고 아파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마을주민들이 강제로 큰 성을 쌓으면서 많은 고통을 겪은 것 같다"고 순례 소감을 밝혔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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