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웅 논설실장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제주평화포럼이 올해부터 연례화하고 그 명칭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약칭 제주포럼)으로 바꾸는 등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브랜드파워를 높일 수 있는 세계적인 포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궁극적으로는 '다보스포럼'이나 '보아오포럼'을 능가하는 것이 목표다.

제주포럼의 출발점이 되는 제주평화포럼이 처음 개최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2000년 6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다섯 번 개최되는 동안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지난 2009년의 5회 포럼때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참여, 아시아 지역에서의 다자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국제적인 인지도도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미흡한 점도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격년제 개최에 따른 연속성 결여와 참여기관들의 준비 부족, 개최시기의 들쭉날쭉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상성 사무국의 부재로 인한 전문성 결여와 추구하는 목표의 불분명성, 제주도 발전에의 기여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제주포럼이 명실상부한 세계적 포럼으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음을 반증해주는 것들이다.

다보스포럼, 세계최고 공인

제주포럼이 지향하는 다보스포럼은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매년 개최되면서 이제 세계 최고의 포럼으로 공인되고 있다. 이 포럼의 공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다.

다보스가 제주보다 월등한 여건이 아니면서도 세계적 포럼으로 위상을 정립한 것은 글로벌 의제를 선점하고 이슈화해 나가는 것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보스는 접근성면에서도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내려 기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2시간50분을 가야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인구도 고작 1만3000여명선이라고 한다.

이처럼 교통과 숙식이 불편함에도 이 포럼에는 국가 정상급 인사와 글로벌 CEO, 학계 인사, NGO 관계자, 정치인, 문화·예술인 등이 몰려든다. 1971년 독립적 비영리 재단형태로 처음에는 '유럽인 경영 심포지엄'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세계 1200개 이상의 기업체?단체가 가입하고 있다.

이 포럼에 참가하고 싶은 기업인라면 최저 800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여기에다 이동비용과 숙박비 등을 감안하면 지출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이러다보니 일부에서는 '값비싼 사교모임'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다보스 포럼에 초대 받는 것이 곧 글로벌 인재로 인정받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매년 겨울만되면 이곳으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물론 1971년 처음 개최된 이 포럼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오늘날 세계 최고의 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제주포럼, 세계적포럼 가능

제주포럼이라고 다보스포럼처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용면에서나 규모면에 있어 더 많은 노력이 진척돼야 한다.
포럼에서 가장 중요한 3요소는 콘텐츠(Topics), 연사(Speakers), 청중(Audience)이다. 참석자들에게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포럼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테마로 삼더라도 요즘 화두인 녹색성장이나 환경 등을 핵심주제로 설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포럼의 성공은 대부분 연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석학이나 베스트셀러 저자, 글로벌 CEO 등을 대거 데려올 수 있어야 한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의 조성은 당연하다.

특히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설사무국의 운영과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관례 조례 제정 등도 필요충분조건 중의 하나다. 마케팅과 홍보 역시 중요한 요소다.

제주포럼이 흥행과 권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우리나라의 대표적 브랜드 포럼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도민과 지방정부, 유관기관, 기업들의 관심과 실천적 노력이 모아져야 한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장기적 로드맵을 갖고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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