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제주대 건축학부 강사 ·문화도시공동체 쿠키(갤러리하루) 대표

   
 
  ▲ 이승택  
 
지난 주 서귀포 갤러리하루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을 '00이의 특별한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한 것입니다. 특별하다고는 했지만 사실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다름'이라고 하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다양함이 있습니다. 얼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며 이 모든 것들이 다양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집권적 국가를 거치고 독재정권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배제하고 획일화를 추구하면서 소수자 또는 누군가와 조금 다른 사람들을 사회에서 배격하고 격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위해 앞뒤 안보고 달릴 때는 획일화가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현재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획일화는 오히려 사회의 건강을 해치게 되어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00이는 자폐증이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00이는 개성 있고 예쁜 그림을 그립니다. 00이의 '다름'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름'은 차별의 기준이 아니라 창조의 근원입니다. '다름'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기준으로 여기지 말고 '개성'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다름과 개성을 담는 공간이 갤러리입니다. 모든 예술가들의 그림만이 아닌 아이들의 그림, 학생들의 그림도 전시하고, 설치 작업, 행위예술 그리고 시를 보여주기도 하는 창조를 담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예술가의 창조력을 통해 시민들을 창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시민들이 도시와 사회를 창조적으로 바꿔나가는 시발점 역할을 하는 창조공간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창조적 활동들이 모여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를 살만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 도시에 창조하는 사람들과 창조를 담는 공간이 더욱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이승택 제주대 건축학부 강사 ·문화도시공동체 쿠키(갤러리하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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