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 19일부터 11일까지 매월 셋째주 일요일
'역사의 길·평화의 길-4·3과 길'진행…선착순 40명 동행

역사를 걸으며 평화를 공감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4·3연구소(소장 김창후)는 오는 19일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주 일요일 '역사의 길·평화의 길-4·3과 길'을 떠난다.

제주 안에 많은 길이 열리면서 '순례 행사'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듬어 만나는 것들은 숙명처럼 온 몸에, 가슴에, 그리고 뇌리에 박힌다.

19일 첫 길은 '5·10 대동(大動)의 길'이다. '한라산 자락 백성들, 그 첫 번째'란 부제를 달고 외도 월대와 내도 도근동, 도평, 해안, 축산마을을 짚는다. 1948년 5월 헤어짐을 거부하고 하나의 온전한 나라를 희망했던 외도·내도·토평·해안 마을 사람들의 의로운 걸음을 따라가는 길이다.

7월 17일 두 번째 길은 '칠월칠석 섯알오름 길-흰 국화 대신 검은 고무신'이다. "…스산한 새벽길/신사동산 넘을 때 그제 알았네/송악산 너머 절벽/흰국화 대신 검은 고무신/즈려밟고 오소서"('섯알오름의 한' 중,최상돈 글·곡). 1950년 여름, 재회의 약속을 확인하듯 근·현대사 속 시간을 밟게 된다.

세 번째 '널개오름 공동체의 길-무명천이 풀어 이어놓은 만남'(9월 18일)은 4·3당시 입은 상처로 한 평생 무명천에 의지해 살아 온 고 진아영 할머니(2004년 9월 8일 작고)의 품으로 향해간다. 월령리사무소를 출발해 진아영 할머니의 삶터와 판포집터, 월령마을 안길을 더듬는다.

계절을 온전히 바꿔 10월 16일 '돌오름 가는 길-지존과 약속을 위하여'는 송이채 지는 동백꽃처럼 하얀 눈길을 걸어 운명을 함께한 동광마을 사람들의 흔적이 오롯하다. 광평마을에서 잃어버린 마을 터, 영아리오름, 창고천 상류, 돌오름, 영실입구를 걷다 보면 어느샌가 1949년 겨울 어느 날 밤에 닿는다.

마지막 길 '동광마을의 길-빔(虛)의 역사를 따라서'(11월 20일)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무덤'이다. 충혼묘지에서 충혼묘지로 이어지는 길에서 만나지는 것은 '헛묘'다. 역사가 만든 공간들에서 존재와 진정한 채움을 묻고 답한다.

모든 길의 출발은 오전9시 제주시 종합경기장 수영장 앞이다. 참가비는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선착순 40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된다. 접수는 15일 정오까지. 전화(756-4325) 또는 이메일(jeju43@hanmail.net)로 접수·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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