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5일 열린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감사위원장 내정자가 도의회 임명 동의를 받도록 규정된 이후, 네 번째이다.

청문회는 미국 의회에서 대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로 행정·입법기관이 법안심의, 행정처분, 소청재결 등을 위해 필요한 증언을 수집하는 절차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11월 의정사상 처음으로 청문회가 열렸다. 5공 비리와 관련된 일해 청문회를 시작으로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 언론기관 통폐합 청문회가 열렸다. 당시 5공 청문회는 무명이던 노무현 국회의원을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5공비리조사특위'의 청문회 활동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던졌고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5공 실세이자 증인들에 대해 송곳 질문, 날선 추궁을 펼치기도 했다.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정치인 노무현'을 각인시켰다.

98년 김현철 비리와 관련된 한보 청문회, 99년 옷로비사건 청문회, 파업유도사건 청문회 등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인사청문회마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탈세, 이중국적,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자주 등장하면서 후보자의 낙마 기준이 되고 있다.

논어의 한 대목을 보면 공자는 식량을 비축하고 군비와 병력을 확충하고,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을 국가 경영의 핵심이라고 했다. 제자인 자공(子貢)이 "부득이하게 이 세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포기해야 합니까"라고 물었고 공자는 "군비와 병력 확충을 포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자공은 "또 다시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느 것을 포기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식량 비축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먹을 것이 풍부하더라도 백성들이 믿고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으로 신뢰를 최고의 미덕으로 꼽았다. 후보자의 비전을 중심으로 업무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청문회를 기대해본다.   <이창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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