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록기' 탄생 그리고

1993년 7월 20일 오전 10시 외마디 '휘슬 소리'에 제주시 종합경기장이 들썩였다.

제1회 백록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이하 백록기)의 개막이다.

전국 규모로 제주도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백록기 고교축구대회에는 도내 6개 고교팀을 비롯, 전국 13개 시.도에서 모두 26개 팀이 출전, 토너먼트로 패권을 다퉜다.

개막식에 이어 영등포공고와 청구고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6일까지 7일간 '치솟은 젊음 다지는 우정'을 나눴다.

당시 전국 고교 축구팀만 110개 팀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백록기를 포함한 연간 대회만 13개로 '6개월 내' 이를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즈음에 여름 방학 중 유일한 대회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백록기는 '제주 축구'에 긍정의 나비효과가 됐다. 지금은 국내 최고 전지훈련지로 자리를 굳혔지만, 당시 국가대표 축구팀이 제주 첫 전지훈련을 결정한 것 역시 백록기가 단초였다. '맨땅'이던 그라운드에 천연잔디가 깔리고, 제주에서 1급 심판이 배출됐다.

전국고교축구대회 중 가장 많은 팀(98개팀) 참가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백록기다. 고교축구대회 중 처음으로 야간 경기를 치르는 등 다양한 첫 시도 역시 기록이 되고 있다.

18년 이상의 역사를 쌓아가면서 백록기는 한국 축구의 한 축이 되고 있다. 한번 둘러보자. 청소년은 물론이고 태극 전사 국가 대표까지 '백록기'는 알아서 통과해야 하는 코스가 됐다.

'백록기에서 두각을 보여 프로에 진출했다'는 인터뷰도 솔직히 익숙해졌다. 20년을 채우는 백록기에 더 많은 격려와 관심은 그래서 더 필요하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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