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주국제관악제, 12~20일 도 일원 개최

놓치면 아까울 '거리'들로 제주국제관악제가 특별해진다.

올해 마지막인 '밴드 축제'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프로그램 곳곳에 보물을 숨겨 놨다. 큰 틀은 제주의 여름을 관통하는 황금빛 선율이지만 축제를 풍성하게 하는 것은 보물찾기가 되는 셈이다.

2011 제주국제관악제에는 미리 알려진 흑백 사진 속 '클라리넷 소녀' 유인자씨(71·서울 성북구)외에 제주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또 한명의 깜짝 손님이 방문한다.

호주 시드니 교민들로 구성된 시드니한인회 윈드오케스트라의 멤버 중 73세의 알토 색소폰 연주자가 한국전쟁 당시 제주로 피난을 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70대 할머니 연주자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정보가 없지만 제주를 떠난 지 50년 만에 음악을 통한 특별한 추억을 위해 제주를 찾는다는 '인연'에 대한 기대다.

클라리넷과 색소폰 등 다루는 악기는 다르지만 70대 여성 연주자의 관악 선율은 음악을 통해 국경은 물론 시간을 넘나드는 교류를 한다는 제주국제관악제만의 특성을 십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이 제주 관악의 '어제'로 무게 중심을 잡는다면 올해 처음 신설한 국제 U-13관악대 경연대회는 관악의 미래를 상징하는 흥겨움으로 채워진다.

올해 관악제에는 특히 2005년 네덜란드 케르크라데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음악경연대회 콘서트 밴드 부분 챔피언인 벨기에의 하렐베케보르로이트 관악단과 프랑스의 미라폰튜바콰르텟 등 실력 있는 연주팀들이 참가를 확정에 관악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유럽 최고 관악 작곡가로 손꼽히는 야곱 드 한(네덜란드)가 3년여의 공을 들여 완성한 'Goddess of Jeju'(제주의 여신)은 제주윈드오케스트라와 과천시립브라스콰이어, 중앙대학교 관악단으로 구성된 연합 관악단을 통해 세계 초연된다. 제주의 여신 설문대 할망을 모티브로 한 8분 분량의 관악곡은 세계적 지휘자인 유진 코포론(미국)이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유도를 통해 제주 섬을 흔들게 된다.

한편 제주국제관악제는 내년부터 앙상블·밴드 축제를 통합한 성격으로 전환하는 대신 국제관악콩쿠르에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타악기'부문을 포함시키고 매년 4개 부문씩 경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틀을 바꾸게 된다.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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