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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고 싶은 '성형' 속으로제2회 연갤러리 신진청년작가 기획전
한국화 조기섭 '황금이 되고 싶은 말'
고 미 기자
입력 2011-08-23 (화) 21:34:06 | 승인 2011-08-23 (화) 21:34:06

늘 배가 고팠다. 주변에 널린 것이 시시 때때 색을 바꾸는 자연 뿐이던 어린 시절부터 낯설고 익숙해지지 않았던 서울 생활, 그리고 다시 찾은 고향에서 늘 '배가 고픈'사람이었다.

'한국화'라는 그릇에 묶이기보다 넘치도록 채우고픈 '그것'이 있던 젊은 작가는 아예 그릇을 빚었다. 내 것을 위한 성형 작업 중이다. 그래서 젊은 작품들이 '첫'개인전의 이름으로 세상 앞에 선다.

제2회 연갤러리 신진청년작가 기획전 두 번째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화가 조기섭의 첫 개인전 '황금이 되고 싶은 말'(25~31일)이다. '만들어진 환상, 움직이지만 멈추어진 풍경'이란 부제는 사족에 가깝다. 작품을 통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애 첫 개인전에 대한 기대와 부담을 작가는 생각과 공(功)으로 대체했다. 한국화지만 스밈과 번짐 같은 재료의 특성이나 여백에 대한 강박증은 슬그머니 밀어냈다. 조심스럽게 빌려온 서양화식 표현은 그의 작품을 풍성하게 했다.

화려해 보이는 주황과 노랑의 향연은 일일이 붓을 찍어 만들어냈다. 종이라는 재료가 이를 순순히 받아줄리 만무했다. 한번으로 모자라면 두 번, 세 번, 네 번 수고로움에 익숙해 졌다. 밀어낼 것만 같은 색감이 어느 순간 감싸 안음으로 돌아설 때 붓을 멈춘다.

어린 소년의 눈을 일순 사로잡았던 저녁놀의 황홀감도, 바다를 휘감아 돌아온 바람에 자신을 내맡긴 나무의 춤사위도 그렇게 화면에 옮겼다.

섬 안에 머물던 시선이 관찰로 바뀌고 다시 원 위치로 돌아가는 동안 깊어진 생각은 그전과 다른 것들을 화면으로 끌어당겼다. 지금의 변화가 맞는 것인지에 대한 자문과 고민을 동물과 돌에게 물었다. 어딘지 어색하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것들에 감히 눈을 맞추기 어렵다. 지구상의 법칙은 아예 무시한 채 위태롭게 하늘만 향하는 돌탑이 가슴 졸이게 한다. 무엇이, 어떤 것이 '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란 '방법'만 남을 뿐이다.

조 작가는 "분채 특유의 텁텁한 질감을 극복하려다 보니 비우기보다 채우는 화면을 만들게 됐다"며 "어떻게든 담고자 했던 기(氣)와 흐름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대 일시 25일 오후6시. 전시문의=010-9690-9883(연갤러리 송정은 실장) 010-9557-2422(조기섭 작가).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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