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 2011> 이중섭거리 이상한 간판정비사업<중>
설계변경 이후 3억6000만원서 1억원 증액
최저가격 제시 업체 선정 위한 입찰 무색

서귀포시가 추진한 이중섭거리 간판정비사업과 관련, 착공 1개월만에 설계변경이 이뤄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착공당시 3억6000여만원이었던 공사비가 설계변경 과정에 1억원 가량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사 최저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려던 공개입찰도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서귀포시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서귀포시 이중섭거리 간판 디자인 개발 및 실시설계용역’을 실시한데 이어 2010년 10월26일 본격적인 간판정비공사에 들어갔다.

이번 공사는 이중섭거리 상가 81곳의 간판 105개를 교체, 새롭게 디자인된 간판으로 시설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시는 2010년 10월20일 A업체와 이중섭거리 간판정비사업에 따른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도급계약서에 따르면 공사기간은 2010년 10월26일부터 2011년 1월23일까지며, 계약금액은 3억6652만여원으로 명시됐다.

그런데 이중섭거리 간판정비사업은 착공 1개월만인 2010년 11월18일 중지, 준공기한이 2011년 2월19일까지로 연장되는가 하면 대대적인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시와 A업체는 2010년 12월29일 공사변경계약을 체결,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공사변경계약을 통해 공사비가 당초보다 1억원 가량 증액됐다는 점이다.

이중섭거리 간판정비공사에 따른 시와 A업체간 당초 계약금액은 3억6652만여원이었으나 공사변경계약을 통해 9821만여원이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착공 1개월만에 공사가 중지되는가 하면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26.8%나 증액,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등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저가격 입찰 무색

이처럼 이중섭거리 간판정비공사가 착공 1개월만에 중지된 이후 공사비가 대폭 증액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저가격 입찰제의 시행취지도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해 10월1일 이중섭거리 간판정비공사를 수행할 업체를 선정하고자 공개 입찰 공고를 냈으며, 입찰 참가자격을 도내에 주된 영업소가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그 결과 입찰에 무려 62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업체마다 최저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62개 업체 가운데 50개 업체는 낙찰하한선 미달로 제외됐고, 남은 12개 업체 중에서 가장 적은 금액인 3억6652만여원을 제시한 A업체가 낙찰됐다.

입찰결과 2순위인 B업체가 제시한 금액과의 차이는 8만4000원에 불과했으며, 12순위 업체와의 가격차이도 943만여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시는 공개 입찰을 통해 최저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고도 착공 이후 공사비를 1억원 가량 증액,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실정이다.

입찰과정에서는 불과 8만4000원으로 업체의 낙찰여부가 결정되는 반면 착공 이후에는 1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이중섭거리 간판정비공사가 착공된 이후 설계변경이 이뤄지다 보니 공사비가 증액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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