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보 ㈜제주유리의성 대표이사

   
 
     
 
대한민국 최남단 화산섬으로 척박하기만 했던 제주도가 연일 갱신되고 있는 입도관광객수에 환호하고 있다. 신문과 TV 등 각종 매체들을 통해 접하고 있는 이러한 희소식의 속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밝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10년간 통계에 의하면 관광객 입도내국인은 연간 평균 7%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사설관광지 및 도·행정시 등이 관리하는 관광지는 연간 평균 50%나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입도객의 재방문률이 90%를 넘나들고 있으나 일부 유명 사설관광지를 제외하고는 넘쳐나는 관광객을 체감하기가 힘이 든 것이 현실이다. 사설관광지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도 이러한 분위기를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의 경관을 찾고자 물밀듯 밀려오는 관광객 증가가 환영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어렵게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로부터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제주도가 하고 있는 관광객이용시설업의 인프라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이나 홍보는 찾아보기가 힘이 들 뿐더러 자발적인 투자 의욕마저도 상실하게 하고 있다.

제주시가 10월부터 2개월간 시범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는 필요한 정책이고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투어버스 또한 사설관광지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고 소비자인 관광객들이 필요로 하는 관광지들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제주 관광 800만 시대을 여는데 한축으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온 사설관광지가 이제는 지나친 가격할인과 서로간의 경쟁으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제주도는 유네스코의 트리플크라운달성에 흥분하고,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만 치우치다보니 정작 수준 높은 제주관광 이미지 만들기는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앞으로 제주 관광의 기본 방향은 명품 제주관광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우선 다양한 컨텐츠를 갖고 명품 제주 관광을 만드는 한 축인 사설관광지들의 질적 향상 및 관광객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업그레드 작업이 필요하다.

두 번째 투명성 확보 및 저가 여행상품에 대한 행정적 지도가 필요하다. 행정 및 관광협회에서 회원사들에게 지속적인 투명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지도·교육·계도하고 있으나 아직은 조금은 부족한 점이 있다.

세 번째 다양한 사설관광지를 연결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인프라 및 홍보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이 문제을 해결하는 길이 제주관광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

네 번째는 관광지의 증가를 제도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 사설관광지 업종별 총량제를 시행해 도내에서 영업중인 관광지와 유사하거나 중복이 되는 부분은 제한하고 도내에 없는 관광컨텐츠에 대해서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관광의 트랜드가 생태관광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제주관광은 생태관광과 관광지 방문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 어느 한 축이 무너지면 다른 한 축도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가 있다.

생태관광으로 밀려오는 관광객들을 제2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관광지 이용으로 연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들이 필요하다. 사설관광지들도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질적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제주 관광 800만 시대에 도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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