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택씨 가족 도움 절실

▲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김훈택씨 가족에게 생계비·치료비 등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한권 기자
7살 호영이는 말이 없다. 또래 아이들이 '사 달라' '놀아 달라'고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것과 달리 호영이는 사람들의 눈을 맞추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쓰러진 아빠의 초점 없는 눈을 본 것도 충격이었지만 이후 병원비 마련 등의 일들로 가족 안에서 벌어진 믿지 못할 일들에 호영이는 입을 다물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호영이 아버지인 김훈택(46·가명)씨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후 호영이 엄마와 새로 가정을 꾸렸고, 그렇게 호영이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씨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가족을 지탱하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김씨 형제들 간에 집 매매를 놓고 갈등이 벌어지며 호영이 앞에서 엄마가 수모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호영이는 끝내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만큼 크게 다쳤다.

고비는 계속됐다. 간신히 집을 팔아 마련한 돈도 이전 가족과의 양육비 문제와 은행 빚으로 한 푼 쥐어보지 못했고, 그동안 기초생활수급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까닭에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병원 살이가 어려워져 집에서 치료를 시작하면서 호영이의 상태는 조금 호전됐지만 갈수록 커가는 생계비 부담이 이들 가족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호영이 엄마는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남편을 돌봐줄 노인장기요양보호사가 집에 오는 동안 장애인활동보조도우미로 일하고 있다. 한 달 수입은 고작해야 70만원. 간병비만 140만원인 상황에 호영이의 치료비며 교육비는 다음으로 미뤄지기 일쑤다.

호영이 엄마는 "아이를 보면 미안해서 눈물만 난다"며 "행복했던 때로 돌아가는 것 보다는 아이가 아프지 않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울먹였다.

고한철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현재 사정으로는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호영이의 교육비 지원조차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간병비 걱정만이라도 덜 수 있도록 주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의=728-4753(봉개동주민센터), 710-9892(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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