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 시설 면적 절반 석면 함유 자재 사용…현행 육안 기준 한계
비산 예방 등 관리 지침 비효율 지적·내년 교체 예산 배정 않는 등 빈축

교실과 복도, 특별실 등 도내 학교 내 시설 2곳 중 1곳에 석면 함유(의심)건축자재가 사용됐지만 이를 교체할 예산은 확보되지 않는 등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난 2009년 작성한 학교 석면지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도내 학교 시설 중 석면 함유 자재가 쓰인 면적은 59만6147㎡로 전체 면적 112만2007여㎡의 53.13%에 이른다.

실별로는 교실이 21만6108㎡로 가장 많고 △화장실과 조리실, 체육관 등 기타 21만2342㎡ △복도 12만4722㎡ △특별실 4만2974㎡의 순으로 파악됐다. 이중 초등학교 교실이 10만107㎡·기타 9만8075㎡·복도 5만7783㎡·특별실 1만9908㎡ 등 교체 필요 면적 중 절반 이상(27만6502㎡)이 초등학교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교육청은 육안으로 훼손을 확인할 수 있는 1·2등급 건물에 대한 개보수 공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교과부 차원에서 실시된 조사 결과 도내 각급 학교 306(분교장 8곳 포함)중 244교에서 석면 함유 자재가 확인되는 등 석면 위험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보수를 통해 위험군 학교의 등급이 완화됐을 뿐 2005년 이후 신축학교·건물을 제외한 도내 대부분 학교 시설에 석면 함유 소재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이에 대한 강도 높은 조치가 주문되고 있다.

특히 기존 관리 기준이 훼손 상태를 기준으로 한 보수에 맞춰진 것은 물론이고 도 교육청의 대응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높다.

이들 석면 함유 소재를 교체하기 위해 추정되는 예산만 621억6431만8000원에 이르지만 도 교육청의 내년 예산 어디에도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3등급이라고 하더라도 천장텍스 등 자재 사용 용도를 봤을 때 석면날림(飛散)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등이 요구되나 각급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은 학교석면관리 홍보 및 교육자료 활용하는 것이 전부다. 지침에는 △공이나 신발을 천장에 던지지 말 것 △화장실 칸막이를 발로 차거나 망가뜨리지 말 것 △이런 것이 부서진 것을 보면 만지지 말고 즉시 교사에게 알릴 것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교육환경개선사업에서도 이에 대한 예산 배정 순위는 하위권에 머문다.

반면 도 교육청은 7월말부터 본청에 대한 천장 발암물질 함유 석면텍스 교체 작업을 진행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등 상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양성언 도교육감을 포함한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8일 학교 시설 내 석면함유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별도의 추가적인 교부금을 지원해 줄 것을 교육과학기술부에 건의했다. 열악한 지방교육재정상 학교 시설 내 석면 함유 물질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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