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피해여성보호시설 일시 보호에서 가족보호로 전환

제주시 지역에 10살 이상 남자 아이를 동반한 가족폭력피해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쉼터가 문을 연다.

그동안 자식을 남겨두고 혼자 몸을 피할 수 없는 사연들로 폭력을 감수해야 했던 여성들을 위한 안전장치다.

가족폭력피해여성보호시설(이하 시설)에 다르면 현재 일시보호시설이던 기준이 내년부터 가족보호시설로 바뀌게 된다. 시설이 문을 연지 꼬박 7년만의 일이다.

그동안 10세 이상 남아를 동반한 가정폭력피해자는 위험 정도와 관계없이 시설 입소에 제약을 받았다. 이 경우 남자아이를 어머니와 별도로 청소년 쉼터 등에 별도로 수용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입소를 포기하고 가정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서귀포 지역에 가족이 함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임시인데다 제주시 지역 피해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는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올해도 어머니의 시설 입소로 사춘기 남자아이가 방임 등 아동폭력에 노출된 사례가 있었는가 하면 수차례 상담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정으로 돌아간 피해여성도 여럿 되는 등 위기상황이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족보호시설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1인당 9.9㎡ 이상의 주거 공간을 기준으로 한 시설 부지를 갖춰야 한다는 조건들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내년 문을 여는 가족보호시설은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사회복지 담당과 LH공사의 지원으로 3층 건물을 확보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시설 관계자는 “피해에 노출됐던 아이들을 분리하는 상황도 문제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혹시 모를 2·3차 폭력 우려까지 걱정이 많았다”며 “가정폭력피해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삶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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