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단위 학교폭력 예방교육 부실·전문 기관 활용 미흡
Wee센터 활용 계획 불구 인력·예산 확충 감감 우려 키워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인성교육’이 사실상 헛구호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방안 역시 그럴싸한 포장만 해놓은 것일 뿐 사실상 내용 등이 부실,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헛구호에 머물 우려를 낳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학교폭력 제로 만들기 기반 조성’을 강조하며 창의 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2주 1회 인성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 특히 학생들은 실효성이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제주지방경찰청 주재 학교폭력 근절 범도민 대책회의에서 참가 학생들은 “학교폭력 관련 교육이라고 해도 유인물 한 장으로 대체하기 일쑤고 실태조사에 대한 반응 역시 회의적”이라고 토로했다.

도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지난해 도내 학교와 관련 기관 등과 상담 교육 지원 업무협약을 했지만 실제 교육이 이뤄진 것은 전체 학교(분교장 8곳 제외 292개교)의 11.6%에 불과한 34개교에 그치는 등 학교폭력 문제에 있어 사실상 방관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역시 인성교육과 관련한 체감도 높은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내 교사 중 전문상담교사 자격을 취득한 교사는 9명(2011 도교육청 교육통계 기준)뿐이고 이중 2명만이 현재 중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전문상담교사는 한 명도 없는 등 학교폭력 저연령화와는 무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문제를 전담 관리할 기구로 지목된 Wee센터 역시 상황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본청에 편입될 예정인 Wee센터는 현재 순회상담교사 4명과 전문상담사 4명, 사회복지사 2명, 사회복지사 2명 심리치료사 2명, 게임 과몰입 상담사 1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계속해 사업 예산이 줄어든데 반해 다문화가정·자살예방 등 관련 업무 집중에 따른 과부화가 우려되고 있는데다 2009년 이후 전문상담교사 채용이 중단되면서 전체 인원 중 70%가 계약직으로 상담 연속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인력 사정 등으로 사전 예방은 고사하고 사후 관리에도 허덕이는 실정이지만 지난해 말 시범사업이 완료된 이후 인력 확충이나 예산 확대 등의 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결국 대부분 인성교육을 교사를 대상으로 한 원격 또는 집합 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다 24시간 신고전화 이원화(논스톱 실시간 신고 접수센터 1004·안전드림117) 등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문화관광체육부가 18일 발표한 학부모·교사·학생 대상 ‘청소년 인성교육’순회 강좌 계획에 제주가 빠져있는 등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 보다는 단순한 이슈화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