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20일 불도맞이굿
오후 1~3시 제주영상문화예술센터 2관

휘적휘적 발놀림을 따라 소미(소무)들의 연물 가락 역시 춤을 춘다. 늦은석(진양조)로 가라앉았다가 중판석(중모리)으로 고개를 들어 자진석(자진모리)으로 내달린다. 잽이(악사)들의 재간에 들썩들썩, 푸짐한 술을 단 신칼이 허공을 가른다.

‘당(堂) 오백 절 오백’의 고장, 섬 땅 제주에서 굿은 제주민의 삶에 뿌리박아 한을 다스리고 삶의 신명을 되살려준 제의이자 마을의 잔치였다.

소리와 가락이 인간의 비원(悲願)을 하늘로 이어준다는 태고적 믿음은 여전하다. 그 느낌은 사실 많이 약해졌다. 특히나 아이를 적게 낳으면서, 또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퇴색되고 있는 불도맞이가 임진년을 흔든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중요무형문화재 71호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회장 김윤수)가 20일 오후 1~3시 제주영상문화예술센터 2관에서 굿판을 펼친다.

통과의례 중 ‘생(生)’과 기자(祈子)의 의미를 내포한 의례는 용의 해를 맞아 그 기세가 대단하다.

불도맞이는 산신(産神)인 삼승할망을 청하는 초감제로 시작된다. 이어 수룩침·할망질침·악심꽃질침 등의 제차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동안 생명의 원소가 되는 생불꽃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꽃을 산 여인이 뽑아낸 가지의 모양새로 아들의 출생 여부를 예언하고 소지를 불살라 복을 기원한다.

목숨이 귀했던 시절 아이가 아플 때면 간절함을 담아 건강과 번창을 기원하던 과정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영등굿에 쏠린 관심만큼 잊혀져가는 무속문화의 한 단면을 엿보는 기회로 관심이 간다.

2층으로 꾸려지는 제상이며 불도맞이 굿에는 반드시 올려 지는 꽃사발, 저고리·치마와 아이를 업는데 쓰는 긴 무명, 멸망악심꽃이라는 띠와 댓잎 묶음을 담은 ‘구천왕차롱’에 기메로는 삼불도 송낙과 구삼신할망의 꽃을 상징하는 악심꽃 등이 사용된다.

굿이 낯선 학생 등 요즘 세대와 가물가물 지난 기억을 더듬어가는 기성세대를 돕기 위해 인간문화재 김윤수 심방이 굿 해설사로 나선다. 문의=753-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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