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

며칠 전 식당에 갔다가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대학생 두 명이 현실정치에 관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학생은 현실정치에 굉장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정치가 썩었다고, 다 똑같은 인간들이라고, 매일 싸움질이나 한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다른 학생의 답변이 놀라웠다. "설사 정치가 썩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정치를 그냥 외면만 해서는 그 어떤 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 정치인들이 왜 싸우는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우리들이 평생 적극적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정치를 그냥 외면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우리의 장래를 위한 것인지, 같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진정으로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인지, 무엇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 한다. 정치인은 미워하더라도 정치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정치란 결코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듬뿍 사랑해 주어야 할 대상인 것이다.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바로 오늘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나는 투표를 한다는 것이 특정후보자 혹은 특정정당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표는 우리들 가슴 속에 있는 정치적 소신과 신념에 하는 것이다. 물 한 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고 하나가 되듯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모여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힘을, 국민의 힘을 오늘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꼭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가 썩었다고 손가락질 하고, 조롱하고 수수방관할 때, 정치인들은 우리 국민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오늘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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