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인연…각종 대회 동반 레이스
10㎞ 코스를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는 성취감과 자연·사람들과 어울려 땀을 흘렸다는 즐거움은 이들에겐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혼자서는 달리기 어려운 이들 곁에는 이날 제주특별자치도청 마라톤 동호회 '도르미'(회장 이지훈) 회원들이 지켰다. 팔과 팔을 끈으로 연결, 이들은 '한 팀'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주사랑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 회원들의 레이스 실력은 수준급이다. 이날 클럽 내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낸 문정국씨(45)의 기록(44분42초14)은 남자 일반부 전체 22위다. 나머지 회원들도 1시간 초·중반 대에 코스를 완주한다.
때문에 도르미 회원들은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 요령을 숙지, 이들이 불편함 없이 마라톤을 즐길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춰줬다.
도르미 회원들이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7일 서귀포시에서 열린 울트라마라톤대회다. 도르미는 제주사랑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 회원들을 위한 '페이스메이커 자원봉사자'로 지속적인 교류를 갖기로 했다. 이번 평화의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첫 동행이다.
강성화 제주사랑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회장은 "마라톤은 반복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씻어준다"며 "도르미 회원들과 같은 페이스메이커가 더 많이 생겨난다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마라톤을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도르미 회장은 "도내에서 열리는 각종 마라톤 대회에 시각장애인들의 보조자가 되 주겠다"며 "이들과 동반레이스를 펼치면서 진정한 땀의 의미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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