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연합회 도지부 '숲길·오름 트레킹 운동교실'진행
도공동모금회 지원…올 연말까지 중증시각장애인 등 대상

더딘 걸음에 숲이 와 안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온 몸에 닿는 기운에서 초록 생명력 같은 것이 느껴진다. 좀처럼 기분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저절로 '와'탄성을 쏟아낸다. 한 바가지 땀에 스트레스까지 쏟고 나니 이제 좀 사는 것 같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지부장 양예홍·이하 시각장애인연합회 도지부)의 숲길․오름트레킹 운동교실이 진행된 4일 제주시 절물휴양림은 '특별한 외출'로 북적였다.

시각장애인연합회 도지부는 나들이 기회가 제한적인 중증 시각장애인을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바깥 나들이를 테마로 한 사업을 꾸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지난해는 제주올레길을 두루 발밑에 뒀다. 올해는 숲길과 오름을 택했다. 쉽지 않은 걸음이다. 평소에는 지팡이며 이런 저런 도움에도 외출을 꺼렸던 중증시각장애인들의 걸음을 돕기 위해 참가 장애인 수보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함께 했다.

대신 이야기며 느낌이 많은 경험을 공감한다. 손 끝에 닿는 봄기운이 나무에서 나온 것인지 풀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흙의 것인지를 귀띔해주고픈 자원봉사자들의 욕심은 모처럼의 외출에 예상치 이상의 운동량에 버거워하는 몸짓에 주춤한다. 그래도 땀을 닦아주고 응원해주는 목소리에 몸을 추스르고 다리를 옮긴다.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운동량 부족으로 인한 비만이나 각종 성인병 우려가 높은 중증 장애인의 생활 리듬을 지켜주고자 하는 바람은 꿀 같은 한 모금 물과 입맛 도는 간식으로 마무리됐다.

시각장애인연합회 도지부의 숲길·오름 트레킹 교실은 올 연말까지 20회에 걸쳐 계속될 예정이다. 자원봉사 등 문의=751-1135, 010-994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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