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서 대륜고 3연패 저지 정상 등극
통산 10차례 결선 토너먼트 진출 저력

▲ 지난 1998년 제6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영광의 우승을 차지한 제주제일고팀. 이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김희천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는 모습
제주제일고는 제주도내 고교팀 가운데 유일하게 백록기 전국 고교축구대회 정상을 경험해 본 팀이다.

제주제일고가 1998년 제6회 대회에서 백록기를 품은 이래 도내 팀들은 아직까지 정상에 서지 못했다.

또한 제주제일고는 제1회 백록기 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등 19차례 백록기에 출전, 10차례나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한 저력의 팀이다.

#제주팀 첫 4강 진출 이정표

1993년 역사적인 제1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제주제일고는 제주팀 처음으로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주축구 태동 80여년만에 지역축구에서 전국축구 무대로 나선 제주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제주제일고는 예선 2회전에서 난적 순천고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진출했다.

1-1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순천고 6번째 키커가 실축한 상황에서 제주제일고는 당시 1학년생인 허제정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했다.

제주제일고는 8강에서 이리고와 격돌, 2-0을 완승을 거뒀다. 제주제일고는 전반 10분 손병주의 페널티킥 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며, 후반 23분 차창영의 추가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4강전에선 전통의 강호 현대고와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쳤다. 제주제일고는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전반 39분, 상대 김보성에게 일격을 당하며 0-1로 패했다.

제주제일고의 백록기 첫 도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도내 팀 사상 첫 백록기 품다

제1회 대회 4강에 이어 제3회 대회에서도 8강에 오른 제주제일고는 제4·5회 대회에선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며 다소 주춤거렸다.

총 24개 팀이 참가한 1998년 제6회 백록기에서 예선 2조에 속한 제주제일고는 1차전에서 동명정보고를 2-0을 꺾은데 이어 2차전에서 잠실고와 1-1로 비기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 문일고를 만난 제주제일고는 전반을 한골씩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1-1로 비긴 후 후반에 돌입했다.

후반 11분 강지헌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문일고를 2-1로 꺾고 4강에 진출, 백록기 정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

4강전과 결승전은 피말리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두경기 모두 승부차기 끝에 제주제일고가 웃었다. 제주제일고는 4강전에서 수도전공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1로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는 강호 대륜고. 객관적인 전력에선 대륜고가 앞섰다.

하지만 부담감은 양팀 모두 마찬가지. 대륜고는 대회 첫 3연패, 제주제일고는 첫 우승이라는 부담감과 두 팀 모두 준결승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로 체력이 고갈됐다.

결국 두 팀은 전후반 80분과 연장전에서도 득점에 올리는데 실패하며 또다시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제주제일고 수문장 김은범은 대륜고의 세 번째 키커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내며, 우승을 견인했다.

제주제일고의 백록기 우승은, 도내 단일팀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앞서 제주제일고는 1991년 청룡기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991년부터 제주제일고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김희천 제주제일고 감독은 “당시 우승은 제주의 모든 축구인들의 영광”이라며 “지금도 결승전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면 짜릿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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