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년만에 제7회 백록기 정상 등극
자율축구 도입, ‘운동·공부’ 병행 실험

중경고 선수들이 제7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 첫 참가한 1999년 중경고는 매경기 박빙의 승부를 연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중경고는 제7회 백록기 예선전을 포함해 결승전까지 총 7경기 중 오현고와의 경기를 제외한 6경기에서 한골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정상까지 차지했다.

예선리그 1차전에서 오현고와 1-1 무승부를 거둔 중경고는 2차전 안동고, 3차전 동대부고와의 경기에서 모두 1-0으로 승리하며 2승1무 조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중경고는 춘천고와 격돌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중경고는 전반 35분 춘천고 유홍열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중경고의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전반 종료 1분전 중경고 이재명이 그림같은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중경고는 결국 경기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을 김세일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리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는 중경고 선수들.
8강전 창신고를 1-0으로 꺾은 중경고는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 상대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안양공고. 양팀은 경기초반부터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지만, 골은 골문을 벗어났다.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전반 31분 경기의 승부를 가른 골이 터졌다. 중경고의 곽인식이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찬볼이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 간 것. 이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골이자 팀을 결승으로 이끈 천금같은 골이었다.

결승전 상대는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14골을 집중시킨 이천실고. 결승전을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축구관계자들은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중경고는 한발도 물러섬 없는 맞불작전을 펼쳤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도 역습찬스에선 미드필더진을 강화해 득점을 노렸다. 작전은 대성공.

전반 19분 상대 수비 실책이 곁들여진 행운의 골로 선제골을 얻어낸 중경고는 후반 6분 상대에서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19분 중경고는 상대 골키퍼 실수를 틈타 또다시 한골을 앞서갔으며, 4분 뒤 김세일이 승부에 쐐기를 받는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종료 직전 이천실고에 한골을 더 내주긴 했지만, 한 점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키며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특히 중경고는 자율축구의 개념을 도입,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학교 스포츠 문화 조성에 기여했다.

중경고는 제8회 대회에서도 정상에 도전했지만 8강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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