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도서관, 10일까지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 '창문전시'
머묾과 떠남…문화활동가들이 '만든'공간 공통점 눈길

'달리' 보다, '달리' 느끼다, '달리' 생각하다.

제주달리도서관(관장 박진창아)의 은근한 실험이 '서울특별시'를 점령하고 있다.

목소리를 조금 낮춰 이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서울 통의동 2-1번지 '보안여관'이란 간판이 달린 공간이다.

80여년의 시간 동안 '여관'이란 이름을 고수하며 머묾과 떠남이 공존하는 문화 공간이 된 이 곳에 달리도서관이 '정처 없는' 삶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지난달 26일 '세모아(세상의 모든 아마추어)' 프로그램에 초대, 섬 속 문화 충격의 존재를 알린 데 이어 10일까지 '창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도서관'이란 특별할 것 없는 이름 속에 감춰진 다양한 매력은 원하는 이들의 눈에만 보인다. 전시된 것은 여행자들의 착한 쉼터로 도심 속 숨쉬는 작은 문화 공간으로 뿌리를 내린 '도서관'을 상징하는 영상물과 나눔회원들이 모아준 100여권의 책이 전부다. '달리 보다, 달리 느끼다, 달리 생각하다'라는 짧은 문구가 달리 도서관의 '존재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뭐 그 정도 갖고'하는 생각은 보안여관과 접목되며 미안해진다.

시인 서정주가 1930년대에 이곳에 머물면서 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었고, 시인 겸 소설가인 이상은 '막다른 골목'이라 불렀으며, 화가 이중섭이 뻔질나게 드나들어 문지방을 닳게 했다던 공간이다. 그보다 먼저 통인동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문인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달리도서관 관계자는 "지역의 기분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예술적 공유와 공감으로 통한 것 같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여행자들이 달리도서관을 통해 제주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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