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성격의 박태환(23·SK텔레콤)에게 예선 실격 처리와 번복 해프닝이 독으로 작용한 것일까. 우여곡절 끝에 결승 무대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도 목표였던 올림픽 2연패의 꿈을 달성하지 못했다.

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06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쑨양(중국, 3분40초14)에 이어 두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올림픽 역사상 세번째로 이 종목 2연패에 도전했던 박태환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박태환은 초반부터 힘을 냈다. 첫 100m 구간부터 쑨양을 뒤로 하고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스퍼트 능력이 좋은 쑨양이 박태환과의 차이를 좁혀 나갔고 결국 350m 구간에서 1-2위가 바뀌었다.

어쩌면 결승 레이스보다 앞서 벌어진 해프닝이 더욱 아쉬운 박태환이다. 박태환은 현지시간으로 오전에 열린 3조 예선에서 조 1위이자 전체 선수 가운데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지만 심판진의 판정은 실격 처리였다. 출발 대기시에 약간 어깨를 움직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십번 비디오를 돌려본 마이클 볼 코치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대한수영연맹을 통해 국제수영연맹(FINA)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FINA는 장고 끝에 "박태환의 예선 결과에 대한 연맹의 이의를 받아들여 기술위원회가 박태환의 결승 진출을 걸졍했다"며 판정을 번복했다. FINA가 판정 번복 결정을 내린 것은 무려 25년만에 처음이다.

실격 소식을 접한 박태환이 심리적으로 흔들려 평정심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번복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초조함을 감추긴 어려웠을 것이다. 성격이 예민한 박태환의 컨디션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박태환은 우여곡절 끝에 오른 결승에서 쑨양이라는 강한 상대를 만나 멋진 레이스를 펼쳤다. 먄약 심적 동요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실격 판정과 번복 해프닝이 두고두고 아쉬운 하루였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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