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의 공직기강이 흔들리는 수위를 넘어섰다.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공직비리 소식에 행정을 믿고 지켜봤던 시민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앞으로 어떤 공직비리가 또다시 터져 나올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제주시는 지난 16일 공직기강 확립 자정결의대회를 개최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오히려 공직비리 사건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직기강을 바로잡으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무기계약직원의 억대 뇌물수수 사건에 이어 여직원 공금유용 등 추가 사건이 연일 터져도 제주시의 최고 책임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6급 직원에 대한 직위해제로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 하는 모습에 분개하는 시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부하직원을 지켜주기는커녕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정도 상황이면 김상오 제주시장의 공식사과가 나올 법도 하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현안을 제대로 챙기는 것도 아니다.

제주시 동·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대책 발표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농업 전문가가 아닌 김재봉 서귀포시장도 가뭄 피해예방대책을 발표하며 농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데도 말이다.

행정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것을 회복하려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한참이 걸린다.

김상오 시장의 사과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작점에 불과하다. 그것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행정을 누가 기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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