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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담론]역사를 통한 세상보기정창원 제주대학교 사학과 교수·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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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8 (일) 19:56:45 | 승인 2012-11-18 (일) 20:08:55 | 최종수정 2012-11-18 (일) 19:58:34

   
 
     
 
신(新)왕조를 개창(開創)한 왕망이 통치권을 장악했던 서한(西漢) 평제 원시(元始) 4년(AD 4년), 그는 황하의 정비와 보수문제에 주의를 기울여 황하의 정비와 보수를 담당할 수 있는 인재를 불러모았고,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의견을 제출했다.

장수교위(長水校尉)인 평릉사람 관병은 황하 범람지구의 지형을 분석한 후, 조와 위나라의 지형을 고려하면 우임금이 실시했던 치수의 방법이 황하의 치수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는 판단하에 적극적인 방재수리사업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이라 주장했다. 관개에 대해 식견이 높았던 대사마사(大司馬史) 장융은 물의 본성과 황하의 특질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방재의 공정을 반복하는 악성순환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물의 본성에 따를 것을 주장하면서 다시금 어떠한 인공적인 재난방지 사업도 벌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들은 공공건설의 적극적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내었다.

관병과 장융의 주장과는 다르게 수리사업에 밝았던 한목은 「상서(尙書). 우공편(禹公篇)」에 기재된 치수의 사실을 참고하여 고대 치수의 방식에 따라 네 군데에서 다섯 군데 정도를 천착함으로써 수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연그대로의 상태로 방치하자는 주장에 비해서는 비교적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대사공(大司空)의 관리였던 왕횡은 당시 황하 물길이 우임금의 치수로 만들어진 물길과는 다르다는 점, 진시황 22년(BC 225년) 왕분이 위나라를 공격하고 수공(水攻)을 이용해 대량성을 함락시키는 과정에서 황하의 제방을 터트려 물길을 바꾸었다는 점과 터트린 부분이 너무 커서 다시금 제방을 복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들어 황하의 제방을 다시 한 번 무너뜨려 동북방향으로 물길을 돌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상당히 과격해 보이는 이러한 치수책략은 이전의 기록에서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현대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대단히 적극적인 방식의 공공건설 투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공(司空)의 관리였던 환담이 바로 이 토론을 주관했는데, 그는 진풍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릇 이 몇 가지 의견들 중에 반드시 하나는 옳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꼼꼼히 생각하고 검사하면 모든 것을 예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책이 정해진 다음에 일을 시행하면 비용은 수억만전에 불과할 것입니다. 또한 이것으로 유랑생활을 하며 생업이 없는 백성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습니다. 일자리에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때에는 동시에 의복과 양식도 감당해야 하는데, 의복과 양식을 관청에서 이들을 위해 만들어주면 국가와 백성들에게 모두 이로울 것입니다. 이는 위로는 우임금의 큰 공을 계승하는 것이요 아래로는 백성들의 고충을 없애줄 수 있는 것입니다"

환담과 진풍의 담화 중 우리는 현대국가가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를 결정해야 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공공건설을 추진하는 주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바로 일자리의 창출이며, 이러한 점은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주요특질 중 하나다. 환담 역시 수리사업의 추진을 통해 백성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고, 정부는 그들을 위해 의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기함으로서 국가와 백성들이 지닌 공동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건설은 또한 사회의 안정이 전제돼야 그 실행에 무리가 뒤따르지 않는다. 현 정부는 대규모 치수사업을 자신들의 큰 업적이라 자부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가올 대선에 참가하는 후보자들 역시 공공건설에 대한 다양한 투자계획들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들이 과연 환풍의 말처럼 꼼꼼히 생각하고 검사한 후 계책이 세워진 것인지는 다시한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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