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군의 조그만 학교인 수산교(교장 박전해)에 육상바람이 불고 있다.

 수산교는 한때 폐교직전의 위기까지 몰렸으나 육상을 교기로 내걸면서 학교와 수산리 주민들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산교는 지난 2·3일 이틀간 제주종합경기장 및 제주시내 일원에서 열린 교육감기 장거리달리기 대회에 참가,도내 육상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수산교는 이 대회 여초부 5학년 800m 달리기에서 강영서어린이가 1위를 차지한데 이어,남녀 5명이 각각 1㎞씩 이어달리는 초등부 역전 5㎞대회에서도 1위 하귀교에 4초차 뒤진 18분45초의 기록으로 골인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수산교의 이날 성적은 규모가 큰 학교를 제치고,고작 23명에 불과한 5·6학년 재학생 가운데 7명이 선수로 나서서 거둔 기록이어서 더욱 값지게 평가받고 있다.

 수산교는 98년 폐교 위기까지 몰리자 주민들이 적극 나서 학교를 살려냈다.그 뒤 지난해 9월말부터 육상부를 키우기 시작했다.이 해 9월 부임한 임건일교감의 지도로 육상자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1년만에 전도 대회의 상위권에 진입하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임교감은 지난 82년이후 부임하는 곳마다 핸드볼팀을 도내 정상으로 올려놓았던 승부사다.

 박전해교장은 “폐교 위기에서 살아나는등 어려운 때에 육상을 교기로 도입,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이로인해 폐교 위기로 위축됐던 학생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줬으며,학교와 주민들간의 인연을 지속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은 기적’을 이룬 수산교 육상선수들은 내년도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에도 도전,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겠다며 다짐하고 있다.<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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