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칭찬 곱하기]제주농협 애덕봉사회

2004년부터 장애시설 애덕의 집과 인연…매주 ‘나눔 토요일’실천

유대감으로 혈연 이상의 관계 형성 “봉사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

 

제주 애덕의 집(원장 현경훈 신부)에는 거의 매주 한 무리의 ‘키다리 아저씨’가 방문한다. 이번엔 어떤 ‘선물’을 전해줄지 기다리는 마음에 토요일만 되면 원생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제주농협 애덕봉사회(회장 현창일·이하 애덕봉사회)가 만든 변화다.

애덕봉사회는 지난 2004년 구성된 뒤 지금까지 매주 ‘제주 애덕의 집 친구들과 함께하는 나눔 토요일’을 실천하고 있다. 애덕의 집이 만들어지면서 시작된 인연이다. 주말 하루를 꼬박 내놓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몇 번이고 시간이 맞지 않아 발을 구르고 식구들의 핀잔을 받기도 부지기수. 지금은 가족들이 먼저 손을 보태줄 만큼 자리를 잡았다. 매월 한 번 이상 동참을 기준으로 현재 가족 42명을 포함한 102명의 회원이 뜻을 나누고 있다.

애덕의 집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은 이제 일상이 됐다. 날이 좋으면 좋다고 나들이를 하고, 대중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며 체온을 나눈다. 한꺼번에 200인분의 삼겹살을 구워 나눠 먹고 주말 체험 농장에서 직접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농산물을 수확하는 감동도 공유했다. 말 그대로 가족이다.

여기에 지난 2월에는 주말을 꼬박 내놓으며 ‘체험 홈’ 정비도 마쳤다. 시설 장애인들의 사회 적응 훈련을 위해 한 독지가가 자신의 집을 무료로 내놨다는 소식에 애덕봉사회가 나서 집 단장을 했다. 서툰 솜씨지만 호흡을 맞춰 도배를 하고 하나 둘 가재도구를 챙겼다. 동선을 꼼꼼히 살피고 마무리처리까지 마치 내집처럼 손을 봤다.

김효원 제주애덕의 집 사무국장은 “연고가 없거나 명절에 집에 가지 못하는 원생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아예 부모자식의 연을 맺은 사례도 있을 만큼 친밀감이 높다”며 “서로 식구 대하듯 편해져서 ‘봉사’란 말이 불편할 정도”라고 이들의 활동을 평가했다.

고한철 탐라장애인복지관 직업재활팀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 교육을 받고도 현장에서 쉽게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자신들의 시간을 할애해 지키고 있다는 점은 존경할 만하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대나 사회성을 심어주는 부분에 있어 이들의 활동은 지역이 요구하는 바람직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