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 서울대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논설위원

   
 
     
 
2013 프로야구시즌이 돌아오고 있다. 오는 30일 개막을 앞둔 한국 프로야구를 비롯해 일본 프로야구, 미국의 메이저리그(MLB)의 프로야구팀들은 정규시즌에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위해 모두 막바지 팀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새색시 시집가는 날 몸단장 하듯 프로야구도 준비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6개월 전쟁을 하는 프로야구 장기레이스는  봄 파종이 한 해 농사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국내프로야구 9개 팀은 1월 중순에 시설과 기후가 좋은 미국· 일본 등으로 떠나 몸만들기를 한 후 2월1일부터  일본의 오키나와·큐슈·시고쿠 지방 쪽으로 모여 시작하는 일본프로야구팀과 연습경기 및 교류전을 통해 1차 팀정비를 마치고 3월초 귀국했다.  이어  9일부터 24일까지 지방순회하며 국내 팀간 시범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마지막 컨디션 조절과정을 거쳐 개막전에 대비하고 있다.

오는 29일 정규시즌이 시작되는 일본프로야구도  준비과정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프로야구팀도 과거에는  미국이나 해외로 나가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또 준비과정도 우리처럼 1월부터 서둘렀다. 그러나 지금은 자국 내 오키나와·시고쿠·규슈 등 따듯한 지역에서 스프링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전지훈련지에서 식생활 문제, 먼 이동 거리나 시차 부적응으로 인한 피로감 누적 문제, 가족과의 괴리감, 야구팬들과의 긴 공백 등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히 홍보차원에서 볼 때 취재진들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결국 프로야구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프로야구역사가  가장 오래된 미국 메이저리그의 스프링트레이닝 방식은 우리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메이저리그 소속 총 30개팀(아메리칸리그 소속 16개팀과 내쇼널리그 소속 14개팀)은 2월12일부터 2개조 15개팀으로 편성돼 각각 애리조나 지역의 '캑터스(Cactus)리그'와 플로리다 지역의 '그레이프프루트(Grapefruit)리그'에 참가한다. 그리고 4월1일 개막전까지 각각 캠프지내에서만 훈련과 시범경기를 32~38경기 정도 소화하는 것이다.

유현진이 입단한 LA다저스와 추신수가 소속해 있는 신시내티 레즈팀은 사막기후인 애리조나 피닉스지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캑터스(Cactus)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몇개 팀은  이런 틈새기간을 이용해  2~3주 앞선 1월 중순에 채비를 서둘러 미국 플로리다(SK 와이번즈)나 애리조나(넥센 히어로즈·NC 다이노스)지역으로 건너가 캠프를 차렸다.

한편 삼성·기아·LG·롯데·두산·한화는  일본 오키나와로 직행해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2월5일부터 일본팀과 교류전(연습경기)을 통해 팀만들기를 했다.

물론 미국으로 갔던 팀도  2월16일 귀국해 이틀 후 다시 오키나와나 타이완 쪽으로 재출국했다. 미국 쪽은 일정이 맞지 않아 연습경기나 교류전을 할 수 없었지만 일본팀들은 우리의 스프링캠프일정과 크게 차이가 없어 한국 팀들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2월의 날씨와 시설부족으로 국내에 잔류해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르기가 어려운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즉  MLB의 스프링트레이닝은  30개팀이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2개 지역에서 훈련과 시범경기가 동시에 이뤄지고 정규시즌을 맞이하기 직전에 홈구장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아무튼 언젠가 우리 프로야구팀도 일본프로야구처럼 해외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과 시범경기도 미국처럼  따뜻한 지역에 많은 팀들이 모여 개막전까지 리그전을 펼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점점 아열대화하는 제주의 3월 기후는 야구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다. 한국의 프로야구도 개막전까지 3월의 시범경기 전부를 시설 인프라만 보완된다면 제주에서 하지 못할 것도 없다. 프로야구팬들을 유치하고 많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지역경제·사회발전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즉 스포츠산업 차원에서 제주미래를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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