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 '우후죽순' 관광숙박시설 괜찮은가
골프장·관광지 과다경쟁·경영난 등 전례
관광객 정확한 수요예측·대책 마련 절실

제주지역 관광숙박시설 건립 붐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도내 관광인프라 가운데 골프장, 관광지 등이 이미 공급과잉에 따른 경영난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숙박시설 역시 이같은 나쁜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 2011년부터 제주지역내 관광숙박시설 건립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도내 관광숙박시설은 143곳·1만3956실로 집계됐지만, 현재 건축 중이거나 건립 예정인 숙박시설까지 합할 경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관광숙박시설 건립 붐은 관광객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관광객 수가 100만명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관광 성수기 때마다 객실난이 되풀이되는 것은 물론 연중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제주관광이 현실이었다.
 
이처럼 관광숙박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너도나도 숙박시설 건립에 뛰어들고 있으며, 제주도 역시 고질적인 숙박난 해결을 위해 관광진흥기금 지원 등 행·재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관광숙박시설 건립 붐에 한몫을 하고 있다.
 
문제는 도내 숙박시설 수요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짓고 보자는 식의 건립 붐은, 향후 관광여건 변화 등으로 도내 관광시장이 경색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간 과열경쟁이나 경영난 등 각종 부작용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988년 88올림픽을 전후로 정부의 정책에 따라 도내 관광숙박시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이후 10여년간 도내 관광숙박업계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한 도내 골프장과 관광지 등을 보더라도 공급과잉에 따른 경영난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골프장인 경우 지난 2004년 12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29곳으로 두배 넘게 늘었고, 도내 관광지 역시 지난해말 기준으로 135곳에 이르면서 지난 2005년과 비교해 4배 이상 급증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도내 관광인프라 시설이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늘어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숙박시설 역시 현재까지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건립 붐이 지속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지금 시점에서 수요조사 등을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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