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축조로 10년전부터 유실 시작 최근 심화
모래포집기 파손 후 방치…호안 조성 '지지부진'

▲ 안덕면 황우치해변의 모래유실이 심각하다. 사진은 내륙쪽 모래언덕에 있는 소나무들이 지반침식으로 뿌리를 드러내거나 쓰러져 고사한 모습(위)과 바다쪽에 묻혀있던 암반과 바위가 노출된 모습. 김용현 기자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안덕면 사계리 황우치(항만대)해변이 장기간 모래가 침식되면서 원형이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최근 모래유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암반까지 드러나는 등 상태가 심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도와 서귀포시, 안덕주민 등에 따르면 황우치해변은 16만여㎡의 검은모래사장이 드넓게 형성돼 용머리해안과 기암절벽, 산방산 등 과 조화를 이루며 제주를 대표하는 해변중 하나다.
 
하지만 10여년전 화순항에 1㎞의 방파제 축조로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모래가 유실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침식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황우치해변은 2~3년전만해도 어느 정도 모래가 쌓여 있어 해안사장의 형태를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그나마 있던 모래마저 유실되면서 묻혀있던 암반과 바위가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모래언덕에 있는 소나무군락지도 지반이 심하게 깎이면서 쓰러지거나 뿌리를 드러내 죽어가고 있다.
 
모래유실을 늦추기 위해 해안언덕에 설치됐던 모래포집기도 지난해 태풍때 파손된 후 현재까지 보수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덕지역 주민은 "10여년전부터 황우치 해변 모래유실이 진행됐으며,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하다"며 "특히 지난해 볼라벤 등 태풍이 잇따라 해안을 강타하면서 바다근처에 있는 모래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제주해안 모래유실 실태 연구용역 등을 토대로 황우치해변 보호를 위해 파도충격을 줄이기 위한 370m 길이의 호안과 200m 길이의 제방 2곳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준비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늦어지고 있다.
 
도는 올해 예산 169억원을 확보해 실시설계까지 완료했지만 문화재청이 공사후 조류흐름이 바뀌면서 용머리해안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보완작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도의회 동의 절차도 현재까지 완료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사업비는 확보됐고,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도의회 동의는 6월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문화재청이 용머리해안 훼손 우려 때문에 보완을 요구, 이를 해결한 후 최대한 빨리 모래유실 방지를 위한 항만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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