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새 밀레니엄의 분위기가 아직도 충만하다. 꿈과 희망이 용솟음치는 국가와 지역이 있는가 하면 전쟁과 후진성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하는 곳도 허다하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과 부적응의 결과가 이러한 차이를 만든 것이 아니겠는가.

제주지역은 어느 분류에 속할 것인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우울 그 자체다. 못살던 사람은 못사는 것이 평상일이지만 잘 살던 사람이 못사는 것은 그 자체가 우울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주지역은 회색빛 우울감이 짓게 깔려 있다.

생명산업이라는 감귤값이 폭락하고, 관광산업이 급락하니 우울할 수밖에 없다. 오늘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SK 텔레콤 주식 한주 값이 3백80만원 한다고 한다. 현재 가격으로 보면 감귤 2,000관 값이 넘는다. 이는 만만한 트럭 서너개 분량이다. 이 현실을 보면서 농민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기도 안스럽기 그지 없다.

누구를 탓하기에는 너무나 늦었다. 그리고 도내에서 이 탓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경중의 차이일 뿐 아무도 없다. 해답이라고 한다면 역사가 주는 도전에 대한 응전이 없었던 우리 모두의 탓이다. 감귤과 관광이 잘나가던 시절에 미래를 위해 잘 대처하는 현명함이 모자란 우리들 탓인 것이다.
이제 누구 탓을 논하기 전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진력을 해야 할 때다.

모두가 백지상태에서 제주의 미래를 논하고 설계해야 할 때다. 개인과 집단의 정치적·경제적 목적을 모두 접어두고 후손과 제주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맛대어야 할 때다. 심지어 지금까지 제주의 생명산업 하면 감귤과 관광이라는 고정관념까지도 훌훌 벗어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10년후, 아니 100년 후를 생각하면 감귤과 관광만이 제주가 살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세계의 추세에 아랑곳 없이 1차산업이 30%, 3차산업이 65%, 5%미만의 2차산업인 지역산업구조로도 과연 제주도는 계속 버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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