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26. 유성이네 4식구

▲ 몸이 편찮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를 위해 약사가 되고 싶은 유성이가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정부보조금 받아 생활
"가난이 어깨 짓누르지만
책을 대할 때 가장 행복"
 
올해 18살 유성이(가명)는 어려운 가정형편이 발목을 잡을때마다 더욱 이를 악물곤 한다. 몸이 편찮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가진 약사 꿈을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서다. 경제사정으로 제약이 많은 상황에도 불평불만없이 학업에 열중하는 아들에 모습에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아버지는 가슴이 타들어 간다.
 
독서가 취미인 유성이는 책과 함께 할때가 가장 행복하다.
 
다양한 책들을 접하고 나면 꿈을 향해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자신감과 희망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필요한 책들을 살 수가 없을 때 유성이는 집 근처 도서관을 자주 찾곤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새로 출간된 책이나 원하는 책들을 제때 보지 못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
 
더구나 학교 과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과학경기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관심분야를 넓히고 있지만 또래 친구들과 달리 학습지원이 어려워 재능을 키우는데 한계가 따르고 있다.
 
학원은 고사하고 학습교재도 부족한 상황에도 약사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보지만 유성이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가난'이라는 무게는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고 있다.
 
유성이네 가족은 어업에 종사하던 아버지가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하게 되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유성이의 어머니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끝내 지난 2007년 아버지와 이혼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함께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당뇨와 고혈압, 근육통을 앓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아버지도 아직까지 신경치료를 받고 있어 원만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수입이 없다보니 현재 정부보조금에만 의존하고 있어 집세와 생계비, 병원비, 학습비 등 생계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를 낫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아들의 꿈을 지원해 줄 방법이 없어 아버지는 가슴이 미어진다.
 
유성이 아버지는 "허리를 못쓰는 한이 있어도 아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며 "몸이 나을때까지만이라도 누군가가 아들의 지원군이 돼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고 말했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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